내면에 귀를 기울이면-숨만 쉬어도 셀프 힐링 친구가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뾰족하지 않았지만 일단 인터넷을 활보하기 시작했습니다. 불면증에 좋다는 음식은 수십 가지가 넘었고 치료 방법도 넘쳐났지만 무엇하나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 많은 것들을 하나씩 다 경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하라'는 것도 말이 쉽지 어디 의지로 되는 것이었던가요. 우선 주변이 편하지 않고, 그것을 보면 불안정해지고,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것이고...내 주변을 편하게 바라보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 분명합니다. 물어물어 도착한 곳은 판미동이었습니다. 그곳엔 만화로 그려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림이 친근한 까닭에 어느 ..
결코 '미니'하지 않은 욕망 - 마이 카 미니 최진석/마이 카 미니/이지북 지금 캘리포니아의 거의 모든 거리에서는 자동차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원하느냐 원치 않느냐는 별개 문제로 자동차가 있다고 하는 것이 거리 구성의 전제가 돼버렸습니다. 이것이 일리치가 말하는 '근원적 독점'이라는 개념의 의미입니다.자동차 사회는 "자동차를 사면 어떻겠냐?"라고 사람을 설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없으면 가난뱅이다, 그대는 매우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거야"라고 사람을 위협하고 강제하고 있습니다. * 이 책은 '미니'에 대한 애정으로 쓰졌습니다. 머리말에 그 단순한 열정이 잘 나와 있지요. 저자는 '미니'에 대한 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 검색에 '미니'라고 입력했습니다. 그러자 , 등을 만나게 됩니다...
증명이 필요한 행복 -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나는 그날의 나들이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다고 생각해왔다.모두를 당혹스럽고 서글프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고 말이다. 주인공 '나'는 남자 A와 B를 만난다. 나는 A와 더 잘 맞고 어울리는 것 같다. 어쩌다보니 그의 가족도 만나고, 자주 만나게 된다. A의 가족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서로 아낄 줄 안다. A의 가족은 나와 A의 결혼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B와 결혼했다. 어째서일까. 라는 이야기는 양귀자의 에서 볼 수 있었다. 은 나 '안진진'의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엄마의 삶과와 대조되는 쌍둥이 이모의 생활, 그녀의 가족 이야기까지 담는다. 이곳에서 안진진의 연애사는 소설의 몇가지 주제 중 하나다. 이것을 확대하자. 조금더 시니컬하고 건조한..
[ ]의 가능성 -『네모』, 이준규 허무맹랑하게도네모는 시의 모습이다. 시는 오랫동안 네모였으나 아무도 네모라고 부르지 않았다. 시집은 네모나고, 그 안에 사는 시도 네모를 갖춘다. 시는 둥글게 모일 수도 있었으나, 차분한 각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시는 엄밀히 말하자면 네모는 아니다. 꼭 한 칸을 들여쓰기 때문에 큰 네모에, 작은 네모가 빠져 있는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뤄져 있다는 세계를 살지만 그곳에는 꼭 나 하나 만큼의 허전함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허전함은 어떤 우주에서도 찾아 가득해 질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시인은 늘 한 칸을 띄우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만들어 진 시는 큰 네모와, 그것을 이루기도 전에 사라진 작은 네모로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허무맹랑하다고 해도..
토마스 에스페달/손화숙 옮김/열린책들 사랑이 있던 자리-자연을 거슬러 축하는 불꽃놀이처럼 순간을 반짝인다. 결혼과 출산, 입학과 졸업, 입사와 퇴사. 우리는 꽃다발을 안기며 기뻐하지만 이때의 행복은 사진과 함께 고정 할 수 없다. 어쩌면 축하는 이제 그것이 기쁨을 제외한 무엇으로 변할테니 단단해 지라는 당부일지도 모르겠다. 마찬가지로 축제는 절정을 기뻐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절정과 잘 헤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닐지. 순식간에 하늘을 채웠다가 바닥으로 하수도로 빠지는 꽃잎들, 겨울에도 벚꽃을 볼 수 있다면 봄날 도로가 막히고 나무밑으로 북적하게 모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잘 헤어지기 위한 성대한 만남. 사족처럼, '변하기 쉬운 것'이란 목록 아래 '사랑'을 조그맣게 쓴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
크리스토퍼 히친스/김승욱/알마 대답해야 한다-신 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에는 두 가지 태도가 있다. 말기 암을 대하는 태도와 죽음에 신을 초대하지 않는 태도. 이 책의 무게는 '죽음에 신을 초대하지 않는 태도'에 기울겠으나, 그것보다 말기 암을 대하는 태도에 집중하고 싶다. 그는 지치지 않는다. 병을 알고,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이 과정이 여과없이 나타난다. 고통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 하면서도 신에게 기도하는 이들에게 호통하기를 잊지 않는다. 말기 암을 대하는 태도에는 다시 두 가지 장면이 있다. 히친스 자신이 암을 대하는 장면과, 암에 걸린 자신을 대하는 다른 이들의 얼굴이다. 투병기에서 그는 고통을 설명하기보다 조롱한다. '발진이 아프다고 말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그것이..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언어의 탄생과 죽음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사람은 어떻게 말을 하게 되었을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죽다 원시언어가 어떤 것이었는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반면, 음악적 측면은 사실상 무시되고 있다. 음악을 다룬 연구들도 음악을 언어의 부산물쯤으로 치부한다. (‥‥‥) 음악과 언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이 둘이 인간의 마음, 몸, 사회의 진화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이 책은 취향이 바흐건 블루스건 브리트니 스피어스건 우리가 왜 음악을 즐기는지를 설명해줄 것이다. 23~25 /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인간의 선조는 어떻게 말하는 법을 배웠을까? 왜 이 세상 모든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이처럼 복잡한 언어를 만들어냈을까?(‥‥..
크리스토프 앙드레, 파트릭 레제롱/유정애/민음인 발가벗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자연스럽게 보이려는 욕구만큼 자연스럽게 있는 것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 로슈푸코.106 '프랑스어로 겁 'trouille'은 심한 복통과 엄청난 방귀를 의미한다.'고 한다. 46 엄청난 방귀라니, 읽는 것만으로도 불편하다. 참아야 하는 자리,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다. 그곳에 대신 있어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말의 '겁'의 어원은 무엇일까. '엄청난 방귀'같은 것에서 왔다면 어떨까. 어원이 지역을 막론하고 의미가 통한다면, 생각만 해도 흥미롭다. 사람 사는 것이 아주 다르면서도 비슷하다는 뜻 아닐까. ‘겁’이라는 말로 프랑스와 한국을 지르는 방대한 스케일에 조금 ..
전상인/편의점 사회학/민음사 편의점에 없는 것-편의점 사회학 편의점에 없는 것-편의점 사회학 상비약에서 도시락에 이르기까지, 진열된 빼곡한 물건을 보며 과연 '편의점에 없는 것은 무엇일까' 어리석은 질문을 던진다. 스넥 코너를 돌면 라면이 있고 맞은편에는 부침가루와 참기름이 있다. 마침내 코너 상단에 와인까지, 어색한 꼬리를 물며 함께다. 와인 마저 일상품으로 비치 된 곳에 무엇이 '없을까'만은, 공간과 어울리지 않음을 묵살하는 목이 긴 병을 본다. 편의점은 아무리 작아도 내가 사는 물건보다 사지 않는 물건이 훨씬 많다. 그래도 없는것은 무엇일지 살피면 우선 '기다림'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편의점이 열리는 시간을 기다려서 가지 않는다. 닫히는 시간에 초조하지 않는다. 편의점은 '그런 시간'..
너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가?- 15세기 조선의 때 이른 절정 민음 한국사 올 초, 민음 한국사의 출간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16권 분량의 대기획이다. 조선을 기술하는 데만 9명의 저자가 모였고, 편저로 문사철이 함께했다. 조선시대는 2016년 완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봄,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선인세로 화자 되었던 민음사를 기억한다. 선인세가 십수억이 넘었다는 기사를 보고 놀랐다. 우선 '금액'에서였다. 그 다음으로 놀랐던 것은 한국 굴지의 출판사가 이토록 한 작가의 선인세를 지불한 사실은 명백해졌으나, 출판사가 미래에 남길 책의 목록은 좀처럼 투명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불식시킨다는 듯, 급하게 준비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서 만큼 새로울 것이 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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