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4월부터 나갔으니 3개월하고도 반정도 배구를 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3시간을요. 한 시간 반은 연습을 하고, 한 시간 반은 경기를 합니다. 이곳에는 칭찬이 9할입니다. 잘한다 잘한다 해야 계속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인지 대게는 칭찬이고, 가끔 단점을 지적해줍니다. 하지만 몸으로 안되는 걸 말로 알려준다고 바로 고쳐지지는 않지만 일단 인식하게는 되겠지요. 연습할 때 공은, 대충 거리가 정해져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은 제가 받아야 연습이 되기 때문에 누군가가 대신 받는 일은 없지요. 그리고 곧잘 받습니다. 어려울 일이 없으니까요. 그 공은 훼이크도 없고 그냥 제 손목 위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는 좀 다릅니다. 단지 선으로 금그어진 코트 안에 있을 뿐인데 긴..
6월로 접어든 배구. 일요일이 현충일이어서 1주를 쉬었다. 오랜만의 체육관은 에어컨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습하기 전 감독님과 잠깐 얘기할 시간이 있었다. 여느 운동 청춘물의 클리셰처럼 읽어주길. 감독님은 나무로 된 마루 단상에 어깨를 기대고 있었다. 단상의 좌우에 있는 출입문은 열려서 해가 눈부시다. 일렁이는 빛과 함께 언뜻 보이는 초록의 나무들. 배구화를 갈아신는 내게 대뜸 물었다. '밤아, 니 배구 재밌니?' 서른살 중반의 나이에도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떻게 대답할 지 모른다. 멋지게 대답하고 싶은데. 보통 주인공들은 이런 질문을 들으면 뭐라고 하나? '재미있다'고 하면 너무 빤하고. 두 달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섣불리 말하는 것 같고, 앞으로 있을 험난함을 모르고 하는 말 같아 뜸을 들였다. 벌써 땀이..
1~2주: 일요일에 3시간 하고 월화수목요일까지 아팠음(걸을 때 지장이 있는 정도, 심할 땐 열이 남) 1주: 손목이 매우 아픔. 감독님과 수다를 떰. 엘리트 배구부터 생활배구까지 감독님의 장구한 역사를 알게 됨. 2주: 허벅지가 매우 아픔. 처음으로 연습 경기 참여. 3주: 놀랍게도 월요일이 그다지 아프지 않음. 걸을만 함. 오버 첫 연습. 4주: 언더 연습, 좌우로 공받기 연습, 오버 서브 연습(네트를 넘어가지 않음) 무릎 보호대 구매 5주: 언더받을 때 손이 낮게 위치하는 자세 교정, 오버 서브 연습(네트를 넘김) 6주: 여자 배구 연습 경기를 처음 해봄. 처음으로 전위에 서게 됨. 운동복 하의 구매 경기중에 뒤에서 알려주신 분께 공을 피하지 않으시네요! 칭찬(?)받음. 7주: 언더를 안정적으로 받..
배구 5주차 1. 받지 못한 공 생각하기 저번 주 코트에서 저는 오른쪽 후위에 있었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센터2 인듯 합니다. 세터는 당연히 할 수 없고(아직 오버를 못함) 스파이크는 한 번도 때려본 적이(레프트) 없고 블로킹을 해야하는 센터도 불가하고(...), 그렇다고 리시브를 잘하지도 못해서 중앙 후위를 맡을 수도 없어서 가게 된 겁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공이 많이 오는 자리라 서브 리시브를 하거나, 공격 후 첫 번째로 떨어지는 공을 받아야 했습니다. 어떤 공은 아웃선을 따라서 아슬아슬하게 들어왔습니다. 뒤돌아 본 바로 그곳에, 바닥을 찍고 떠오르는 공. 내 다리가 출발도 하기 전에 말입니다. 그건 정말 생각하지 못했는데요, 그래서 그곳이 제가 있던 팀의 구멍이기도 했습니다. 그 공이 가끔 느린 화..
1. 배구를 시작했다 작년 9월부터 배구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알아보다가 올해 4월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다. 마포구에서 하는 생활배구! 이제 배구 2주차이다. 일요일 3시부터 6시까지 3시간씩 한다. 생활배구를 하러 온 남녀노소는 말없이 그야말로 배구만 한다. 코트 밖에서 연습하고 코트 안에서 연습경기를 하는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다. 공을 받느라 손목이 부서질 것 같고 온 몸이 처음 겪는 고통에 아프다. 배구를 했을 뿐인데 엉덩이가 아프고 등 근육이 너무 아프다. 팔과 종아리, 허벅지가 당기는 것은 기본. 심한 날은 열도 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3일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언젠가 3시간의 운동이 가뿐해지고 유니폼도 맞추고, 등번호를 안고 게임에 참여하는 날을 상상해본다. 코트 안에 선다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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