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나가고 이야기를 건네받을까요. 제가 기억하는 유년에 책이 별로 없었습니다. 터울 많은 동네형으로부터 물려 받았습니다. 형이 고등학교에 올라가자 책이 좀 생기기 시작했어요. 고사성어 책이었습니다. 저학년때의 일일겁니다. 다행스럽게도 만화로 짜여진 고사성어 읽기로, 재밌었습니다. 비유하기에도 좀 낡은 말이지만 정말 너덜너덜거릴 때까지 읽었습니다. 흑백의 만화는 고사성어 수백개의 뜻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형과 나는 터울이 많이 나 나눈 말은 거의 없습니다만 앞집과 옆집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의 점촌에서, 유일하게 서로의 앞집이 되주었던 이웃이었습니다. 그 책에서 처음 배운 성어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 멍청하다 했지요. 왜 하필 농부일까. 그런 생각도 좀 했습니다. 토끼가 어느 그루..
11월의 책 6성동혁/민음사/2014.9 반짝거리는 시. 우리의 호흡이 일순간인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배가 산으로 간다민 구/문학동네/2014.11 자랑하고 싶은 이름.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윤희상/문학동네/2014.6 쉽게 쓰기는 어려운 쉬운 시.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미셸 슈나이더_이창실/동물선/2002.3 보물같은 책. 아름다운 책.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이의 사랑과, 사랑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생각한다.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전혀 몰랐던 책을 얻는 이 기쁨을 다시 얻고 싶어 바보처럼 서점을 드나든다. 수주대토. 심지어 동문선을 다시 보게 되었다. 최근 그의 저작 이라는 책이 나왔다. 이렇게 보고 싶은 책이라니.다소 비싸다. 12,000원. 미학 오디세이 1,2진중권/현실과과..
굴드는 악기의 고독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싶어했다. 헐벗은 연주. 악기가 미혹시킨다고 그는 말했다. 그래서 장식적인 기능을 삭제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바흐의 장식음들을 그는 마치 장식음이 아닌, 악절의 다른 음들과 똑같은 멜로디와 화음의 가치를 지닌 음들처럼 연주한다. 이들의 필연성과 절박함을 발견하기 위해서인양, 분해되어 나온 뚜렷한 음들로 천천히 연주한다. 그러므로 페달이 사용되지 않는다. 페달은 옷을 입히고 가리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의 몸이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를 원했다. 우리의 몸이 인위적인 장식들을 박탈당한 채 벌거숭이가 되어, 살더미의 치욕 속에 버려져 죽음으로 가듯이. 미셸 슈나이더, 이창실, 『글렌 굴드-피아노 솔로』, 2002, p. 102, 왜 굴드를 샀는가. 아_오 동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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