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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대화와 웃음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무척 힘들었다. 몸이 축나서 약 2주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집에 오면 일 같은 건 하지 않고 웃긴 영상을 보며 단순하게 지냈다. 을 재미있게 봐서 박진영의 다른 필모를 찾아보았는데, 나는 박진영이 아니라 호수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특유의 느린 말씨가 마음에 든다.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대화의 사이를 채우고, 기다리게 하고, 기대하게 만드는 대화의 솜씨를. 유튜브 영상에 에서 이상이가 나온 편을 보았다. 크게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나서 일으키는 불협화음 같은 이야기의 연속이 재미있었다.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대화로 터져나오는 웃음. 그런 것이 웃겼다. 패널들이 대학시절 이야기를 많이 하던데, 아직 많이 할 때인가? 생각하면 그럴 수..

이후의 글 2025. 7. 21. 09:13
<보존이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N. 스퍼겔 이 대담을 진행하면서 보르헤스가 쓴 이야기 가 떠올랐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푸네스는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그로 인해 그것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순간의 개와 다음 순간의 개가 같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점은 우리가 머신러닝을 위해 신경망을 다룰 때 네트워크가 무엇을 학습했는지 묻는 것과 비슷합니다. 머신러닝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무엇일까요? 기억을 어떻게 보관하고 일반화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개'라는 객체를 어떻게 일반화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망각의 개념이 필요합니다. 우리 두뇌는 끊임없이 기억할 가치가 있는 것과 잊을 필요가 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지금 이 방에 대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우리의 눈에 들어오지만, ..

이후의 글 2025. 7. 14. 09:08
바다 구경

버스는 세 곳의 하차 지점을 경유한다. 나는 두 번째 지점에서 내릴 예정이었다. 이들 사이의 거리는 차로 5분에서 15분 사이 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첫 번째 하차 지점에서 이미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첫 번째 터미널에서 절반 정도 사람들이 내리자 버스 안은 긴장이 풀렸다. 벌써 4시간 가까이 이동중이었다. 조용하던 버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뒷자리가 시끄러웠다. 대학교를 갓 들어간 남자애들이 여행을 떠난 모양이었다. 저 정도로 말하면 기분이 나쁠텐데, 하는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대화를 했다. 숙소를 모텔로 잡은 모양인데 왜 모텔로 잡았는지 언쟁이 이어졌다. 왜 호텔로 잡지 않았는지를 여행을 이미 출발한 지경에 나누는 것인가? 이들의 대화에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이 정말 친..

이후의 글 2025. 7. 13. 15:14
미지와 호수_<미지의 서울>을 보고

을 봤다. 미지는 호수와 동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순간이 자신이 언니인 미래(공사 직원)로 바뀌었을 때라는 것을 깨닫는다. 미지(백수)로서는 호수 앞에서 대화는 고사하고 자신의 얼굴로도 있을 수가 없다. 그러나 호수는 미지가 어떤 것에 뛰어나서가 아니라, 자신의 십대를 지탱해주고 미래를 열어 준 사람이었기 때문에 좋아한다. 그 마음은 무척 소중하지만 훗날 호수는 그 마음을 떠나서 살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받은 마음은 소중하지만 그 힘은 이제 자신에게서도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고등학생이 아니다. 호수는 같은 얼굴에서 미지(백수)에게 언니 미래(공사직원)의 가능성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기 위해서는 미지에게도 미지가 써나갈 '미래'가 필요하다. 생각하기..

이후의 글 2025. 7. 10. 14:06
2025년 2분기 회고: 방통대 1학기, 합기도

5월부터 합기도를 배우고 있다. 처음 가보는 장소에서 처음 해보는 동작을 배우며 익히고 아직까지는 재미있다. 다양한 운동을 하면서 여러 지도자 분들을 만나봤는데 이분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호탕하시다. 그리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놀라고, 감탄하고 칭찬하고 이끌어낸다. 앞구르기부터 시작해서 전방-후방-측방 낙법과 앞차기, 옆차기 등을 배우고 7월, 호신술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가르치신다. 팔은 다치겠지만 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발차기를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첫 번째 발차기가 마지막 발차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정확하고 강하게 차세요. 끝까지 보세요 그래야 정확하게 찰 수 있습니다... 등의 가르치는 언어가 흥미롭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

이후의 글 2025. 7. 6. 14:54
<당신의 맛>후기

최근에 이라는 드라마를 봤다. 최근 흥행한 요리 대결 프로 의 요소가 여기저기 잘 가미되어 있으면서 서울과 지방, 미디어와 대기업,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서울의 푸드 대기업 아들 둘이 가계를 잇기 위해 별을 먼저 따와야 하는 레이스를 달린다. 한식으로 시작한 기업이 쓰리 스타라, 별이 거기 있으니까 따야한다는 심심한 목표다. 이들이 기업을 불린 비결 중 하나는 전국의 맛집 레시피를 빼오면서 원래의 맛집은 망하게 하고, 프랜차이즈화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매우 루틴화 되어 있다. 그 와중에 둘째 아들(강하늘)은 전주의 한 셰프(고민시)의 레시피를 빼올 요량으로 가게에 침투하고, 처음 뜻과 다르게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셰프와 셰프와 함께 하는 가게가 마음에 든다. 그러나 그는..

이후의 글 2025. 6. 24. 15:37
어떻게 해도 내게 오지 않는 말들을 관찰한다

올해 첫 참외를 샀다. 누가봐도 그다지 좋지 않은 참외였고 비쌌지만, 당분간 함께 참외를 먹어볼 날은 그 날 밖에 없었으므로 우리 사이에 참외를 놓기 위해서 샀다. 참외가 맛이 없어 보인다는 건 외관을 보고 추측해야 하는, 다소 실망스러운 과정이었지만 정말로 참외는 그다지 맛이 없었다. 하지만 참외 모양이었으므로, 참외를 먹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중에 참외를 우물거린 건 나뿐이었고 그마저도 남겼다. 우리에게 가장 좋았던 사이는 서로에게 다르겠지만 내겐 아주 옛날이었고, 그에게는 아직 오지 않았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 얼마나 비어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 그러기 위해 얼마나, 서로를 모르는 시간이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부대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가 생각했다..

이후의 글 2025. 5. 9. 16:12
꿈에 네가 나왔다 - 이수명

꿈에 네가 나왔다 이수명 꿈에 네가 나왔다.네가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왜 누더기를 입고 있니누더기가 되어버렸어날씨가 나쁜 날에는 몸을 똑바로 세울 수 없는 날에는누더기 옷을 꺼내 입는다고 했다. 꿈에 네가 나왔다.꿈속을 네가 지나가고 있었다. 너무 자연스럽게 걸어가서너무 쓸쓸해서 땅에서 돌멩이를 주웠는데빛을 다 잃은 것이었다. 돌벽 앞에 네가 한동안 서 있었다.나는 돌벽이 무너질 것 같다고 피하라고 했는데너는 집을 나와서 천천히 산책 중이라고 했다. 꿈에 네가 나왔다. 아주 짧은 꿈이었다. 이수명, 『도시가스』, 2022, 문학과지성사. --나온 지 좀 된 시집을 올해 샀다. 집에 있는 건가 싶었는데 조금 살펴보는 동안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아마도 집에 있는 시집은 인 것 같다. 물류 창고는 어..

이후의 글 2025. 5. 3. 14:08
처음 가져왔을 때 안아서 들고 왔는데

꿈에서 슬픈 일이 있었다. 어떤 연인이 같이 살기로 했는데, 그중 한 명이 나가서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둘이 기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런 전개가 이해되지 않았다. 왜 나갔을까? 행복했을까? 남아 있는 사람도 행복했을까? 어떻게 인생을 보내기로 했을까? 둘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떠나고 남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것 같았다. 나는 남아있는 사람만큼이나 황망해져서 이후를 궁금해했다. 이런 저런 꿈을 꾸다보니 아침이 되었다. 봄맞이 커튼을 바꿨다. 암막커튼을 떼고 흰색 커튼이다. 살랑살랑하다. 방에 걸려 있는 암막 커튼도 뗐다. 거의 1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방이 한결 환해졌다. 어두워서 그 동안 잘 잤다고 생각한다. 블라인드를 이렇게 저렇게 내려보았다. 재작년인가에 만들었던 2단 서랍장을..

이후의 글 2025. 4. 28. 16:32
라떼와 아메리카노

주말 내내 한 카페로 출근하고 있다. 이곳에는 주말마다 비슷한 사람들이 오는데, 어쩌다 한 번씩은 이 동네 사람이 아닌 손님도 온다. 어떤 가족이 들어왔다. 함께 어디갈 일이 있었던 모양인데, 어째서 이 카페까지 왔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일부러 이 카페에 들리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동네 근처에서 가족이 어떤 일을 보기에는... 특색이 전혀 없는 곳이었다. 카페도 특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하여간, 가족은 총 4명이었다. 그중에 나이든 남자는 들어오자마자 우리는 세 잔만 달라며 아무 의자에 앉았다. 방금 밥을 많이 먹고 왔기 때문에 배가 너무 불러. 3잔이면 충분해~ 라고 했다. 그 카페는 과장을 조금 보태서 손바닥 보다 조금 더 컸으므로 곧 카페에 있는 모든 사람이 그들의 점심이 과했음을 ..

이후의 글 2025. 4. 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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