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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슬픈 일이 있었다.
어떤 연인이 같이 살기로 했는데, 그중 한 명이 나가서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둘이 기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나로서는 이런 전개가 이해되지 않았다. 왜 나갔을까? 행복했을까? 남아 있는 사람도 행복했을까? 어떻게 인생을 보내기로 했을까? 둘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떠나고 남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것 같았다. 나는 남아있는 사람만큼이나 황망해져서 이후를 궁금해했다. 이런 저런 꿈을 꾸다보니 아침이 되었다.
봄맞이 커튼을 바꿨다. 암막커튼을 떼고 흰색 커튼이다. 살랑살랑하다. 방에 걸려 있는 암막 커튼도 뗐다. 거의 1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방이 한결 환해졌다. 어두워서 그 동안 잘 잤다고 생각한다. 블라인드를 이렇게 저렇게 내려보았다.
재작년인가에 만들었던 2단 서랍장을 버렸다. 처음 사용할 때부터 첫째 서랍장이 잘 고정되지 않아 서랍이 자주 빠졌다. 그때 목공 수업에서 이걸 봐주시던 분이 매우 지쳐있었다는 것이 기억난다. 어떤 날은 다치시기도 했다. 열 몇명이 되는 수강생의 2단 서랍장을 사실상 그가 다 만드는 셈이었다. 그래서 그 중에는 불량도 있었는데 그게 바로 내것이다. 서랍장은 생각보다 커서 자리를 많이 차지했다. 동생이 그 큰 걸 어떻게 혼자 버렸대, 라고 해서 웃었다. 그러고보니 서랍장 처음 가져왔을 때 안아서 들고 왔는데, 버릴 때도 안아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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