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프랑스의 작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클레르 누비앙이 전 세계 저명한 해양학자들을 방문하고, 수심 6,000미터까지 잠수하는 탐사로봇과 유인잠수정으로 촬영된 사진을 3년간 수집한 사진집이다. 여기에 심해 유기체의 생물학에서부터, 심해 서식지의 생태학, 심해 탐사의 역사까지 두루 살핀 해양학자들의 글을 더했다. 봉준호 감독 심해생물 애니메이션에 영감의 원천이 된 책이라고. "전 행성의 차원에서 보자면, 새들은 기어다닌다." 인간을 놀랍게 깨우는 말이다. "단단한 육지에서 생명체 대부분은 지표면에 의지한다. 가장 키가 큰 나무라고 해봐야 고도 100미터를 넘지 못한다. 그러나 바다에서는 살 수 있는 공간이 수직, 수평 두 차원 모두에 걸쳐 있다. 바다는 평균 수심이 3,800미터로 지구에서 생명이 살..
열여덟 살의 나는 무엇을 알았을까? 또 무엇을 몰랐을까? 엄마는 해변의 어촌에 살았어. 어촌에는 찻길이 하나밖에 없었어. 그마저도 좁아터졌지. 출근길과 등굣길에는 버스, 오토바이, 자전거, 채소를 팔러 가는 손수레 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는 바람에 꼼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꽉 막혔어. 그것들이 다 빠져나가고 한산해지면, 늙은 누렁이가 길 한복판에 나와 널브러져 자고, 어디선가 암퇘지가 새끼돼지들을 올망졸망 데리고 나와 어슬렁거렸어. 바닷바람이 불어오면 야자수의 넓은 잎이 바스락대는 소리를 냈지. 흙에 바닷물의 염분이 섞여 있어서 야자수의 줄기 밑동은 하얀 소금에 묻혀 있었어. 엄마는 고속도로가 뭔지 몰랐어. 스물셋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공항을 빠져나가는 도로에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은 죄다 화이트라..
이미지의 운명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20160704_inmunstudy143 2강을 듣고 정리. 주요 키워드감각적인 것의 나눔중지(서스펜스) 감각적인 것은 재현 되었다가 변화되고 미학적인 것이 된다. 새로운 것으로 배치되고 전환된다.감성의 분할, 윤리적 체제를 논의한다. 랑시에르는 이것을 영화와 연결한다. 이라는 책이 있다. 추천. 은 좋지 않은 번역이다. (아래의 책이 맞는지 모르겄음) 재현적 체제와 미학적 체제 재현적 체제에서 예술은 '진실임직한 것'이어어야 한다. 주제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고 주제마다 품격, 위계가 있다. 이렇게 되면 예술에 대한 규범, 형식들이 생기는데, 그것들은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그 시대의 규범이..
곡성을 보고 맨 처음 든 생각은 '왜 이렇게까지'였다. 왜 이렇게까지 진흙탕을 보여주는가, 피칠갑을 보여주는가, 좀비와 시신과, 목청을 귀에 갖다 꽂는가. 곡성은 한땀 한땀 감쳐간 바느질 솔기를 다 비춘다. 바늘이 뚫고 간 흰 면보, 씨실과 날실의 구멍이 적나라하다. 그 구멍은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이렇게 어둡다. 이렇게까지 보여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을 왜 굳이 그렇게 보여줘야 하는 걸까. 스타일의 문제는 아닌가? 그렇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이런 장치들이 과연 '본연'의 이야기를 위해서라는 근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떤 장면은 '정황'만 보여줘도 충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 120%이상 기합이 들어가 있다. 모든 장면이 과하다는 느낌. 이쯤 되면 서사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게 된다. ..
벌써 중요한 것은 제목에 다 나와 있습니다. 난민과 테러의 진정한 원인이 실은 계급투쟁이라는 것이지요. 자본주의의 결과이며 이제 시작된 문제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적습니다. 과연 지젝은 실제, 지금 사회에서 가장 밀접한 문제를 가장 첨예하게 고민하는 이일 것입니다. 그는 이 세상 어디에도 북쪽 따위는 없다는 것을 진즉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책을 만나면 북쪽을 만난 양 마음 한 켠이 나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아주 얇은 책이고 삼십 분이면 다 읽을 수 있지만, 생각은 한 달 보다 더 멀리 갈 것입니다. 유럽 난민 사태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하는 군사 분쟁등의 위기로 2014년 말까지 6천만 명이라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최대로 발생한 실향민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습니다.(위..
ㅁ '쑥대머리' 노래에 있는 감정은 춘향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120개가 넘는 판본으로 시대의 얼굴이 부르는 노래. 정숙을 요구받고 충실히 이행한 기생 춘향은 쑥대머리가 되어 옥에 갇힌다. 차디찬 감방에서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토하며 무덤근처 선나무가 '상사목'이 될거라며 분노하는 이는 이제 겨우 16살이 된 여자(아이)다. 이 가사에 깔린 '사랑'에 몹시 놀란다. 열여섯 살은 어떤 나이인가. 한창 근의 공식을 배울 때는 아닌가. "니들은 근의 공식만 알지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몰라." 정정하자. 근의 공식도 모르겠다. 그런가 하면 "이리 가까이 오너라...안거라, 보자. 서거라, 보자. 쌍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장아장 거닐어서 백만교태 다 부려라." 이몽룡과 첫날..
불필요한 계산을 하면 나는 인생의 어떤 때에 500여 시간을 일본 드라마를 보는데 썼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일드를 보았던 500여 시간은 정확하게 인생의 변곡점, 바닥을 칠 무렵과 겹친다. 본격적으로 시청했던 것은 직장에 처음 다니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취미’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싶어 ‘일본’이라든지 ‘작품성’이라는 수식을 데려왔지만 미사여구일 뿐이었다. 어떤 수식을 부여해도 '일'에 가려지는 '나'로서 겪는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저녁마다 보았던 일드는 총체적인 난국 속에서 개인이 입는 피로를 깊은 생각 없이 날려 주는 드링크였다. 언제적의 3S인가. 장려하지 않아도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 '감정'을 쉽게, 효과적으로 누그릴 줄 알았으니. 요새는 외국의 것을 데려와 보는 수고도 없다. 최근에는 을 ..
...대다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세계관의 근본적이고 전반적인 변화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아주 드물게만 나타난다. 예를 들자면, 기독교의 출현이 바로 그런 변화에 해당된다. * 저녁나절 몸을 약간 기대는 것만으로도 일주일간의 실패와 기적을 확인할 수 있다. 620회차 당첨은 24번을 선택하고 그 옆의 25번을 찍는 어떤 용기. 이어서 33번을 찍고 34번을 또 찍어야 하는 엄혹을 견딘 15명에게 돌아갔다. 1등 당첨자가 가지게 될 11억의 돈보다 더 가늠하기 어려운 15명의 기쁨을 상상한다. 이건 이들만 알 수 있는 것이겠다. 숫자 두개를 맞춘 종이를 옆으로 치우면 다크하기 짝이 없는 경제 뉴스가 가득한데. 이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것이다. 국가 채무는 600조원을 돌파(돌파라니, 목표였던 것인가)했고 가..
영성, 스피리추얼리티라니. 푸코는 어떻게 되어버린 것이 아닐까?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다. 푸코의 명석함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우리의 이로에서 보면 푸코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706p 이것은 부분 나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말을 수시로 털어낸다. 라캉, 르장드르, 푸코를 이야기 하는 이 책은 과연 한 권인가. 이 뒤로 얼마나 많은 책이 그림자로 겹겹인가. 그러나 그 그림자가 얼마나 두껍간건에, 또한 이 세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대도 이 책은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읽어볼만 하다고 추천한다. 일본의 혈기 왕성한 철학자가 '나를 따르라, 저 어둔 개념속으로 같이 가자' 는 투의 비장하지만 즐거운 말투로 논의를 진행한다. 문장은 꽤나 문학적이..
왜 세계는 이 따위일까. 악마라도 있기 때문일까? 아니 악이랄게 별게 아니더라. 당신과 닮은 것이 악이다. 이렇게 만연한, 이런 망할 곳에서 과연 희망은 있을까? 를 두고 바우만과 돈스키스가 대화를 나눈 것을 엮은 책이다. 그들의 치열한 생각은 프랑스 대혁명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을 횡단하고 이케아와 페이스북에 숨어있는 '악'의 모습을 캐 올린다. 모두가 우려하지만 대책을 궁리하지 못했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정말 뜻밖이거나 아주 잔인하지 않으면 반응하지 않는 감수성의 말로는 어떤 것일까?" TV로 중계 되던 죽음에서도 밥을 먹었다, 9시에서 6시로 짜여지는 일과가 멈추지는 않았다. 틀에 부으면 변하는 모습처럼 사회는 언제든지 변할 태세를 갖추었다. 물건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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