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프로필 사진에는 벌써 추석 빔을 차려 입은 예쁜 아이 둘이 웃고 있다. 연한 무지개빛 저고리와 은은한 미색의 치마. 내 사진은 수년 전부터 고양이다. 우리가 연락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지만 결혼에서 첫 아이로, 두 아이로 바뀌는 사진으로 너의 삶을 짐작해본다. 첫째 아이는 곧 유치원에 갈 것 같다. 내가 가장 강렬하게, 처음 우정을 경험했던 나이가 일곱살 무렵이었으니까, 네 작은 아이도 곧 친구와의 기쁨과 슬픔을 잔뜩 알게 될 것이다. 인생의 가장 큰 기쁨을 알게 되겠다는 짐작만으로도 이제 너의 작은 아이는 더 이상 작지도, 어리지 않다. 그것만으로 그 누구보다 생동감 있을 인생의 한 시기를 보낼테니까. 곧 엄청나게 울게 될지도 모르니까. 네 아이가 언젠가 네게 가장 좋아하는 친구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갯마을 차차차의 현대판 소로우 월든 홍반장 4화까지의 리뷰 서울에서 먼 바닷가, 공진항. 그 거리만큼이나 현실과의 감각에서도 먼 곳. 공진에서만의 신용과 금융이 있고 그 한가운데 새로운 형태 히어로, 홍반장이 있다. 최저시급을 받으며 마을의 별별 일을 해나가는 홍반장. 궃은 일 힘든 일 전문적인 일 모든 것을 잘 하며, 공진의 모든 이들에게 지극 정성이다. 쉬는 날 서핑을 즐기는 그는 30대 초반 미혼에 미남.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위의 사진에서 그가 현대판 소로우로 살고자 함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소로우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 "저자 헨리 데이비브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 일이나 목수 일 같은 정직한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 책은 1..
저는 요 며칠 행복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을 찾으면서요. 앞으로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행복하려고 합니다. 1. 이런 책을 어디서 발견했습니까 최근 문을 닫은 동네서점에서 발견했습니다. 여러모로 매대 위에 놓이기에 마땅치 않은 제목입니다. '식민'에서 한 번 걸리고 '모더니즘'에서 한 번 더 걸리는데, '-적'이라는 말에서 마침내 넘어지게 됩니다. 모더니즘도 어려운데 모더니즘적-은 또 무슨 말이며, 이 단어들을 받치는 마지막 단어가 '상상력'이라는 데서 헛웃음이 납니다. 제목에서 문학 평론일 것이라는 감이 들었습니다만, 저자 이름에 가서 한 번 더 넘어집니다. 자넷 풀. 그는 외국인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이 제목을 한 책을..
거의 2주 만에 수영장에 나갔다. 가보니 그날은 접영을 연습하는 날이었다. 접영이라도 25m씩 끊어 하는 것은 사실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그런데 접영+자유형 50m를 한 세트로 10바퀴를 돌라면 좀 달라진다. 물론 할 수는 있다. 팔이 안 펴지는 순간이 와서 그렇지. 물을 도저히 잡아내지도 못하겠고 팔을 물 위로 꺼내지도 못하겠는 순간이 온다. 아 이제 안되겠구나. 그때 포기하는 일은 분하거나 안타깝지 않고 '살았다'거나 '살겠다'라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정말 만족스러워서 방금전까지 죽을 것 같았는데 행복이 몸에 퍼진다. 포기하고 행복하다니 제정신인가. 그러나 몸의 한계는 생각보다 빨리오고, 무리하지 않는 선을 직감적으로 안다는게 행복과 관련하다니 신기한 일이다. 그 한계가 예전에는 자유형 5바퀴였다..
9월 중순 화이자or모더나를 예약했는데 어쩌다가 잔여백신을 맞게 되었다. 그냥 한 번 해본건데 돼서 맞으러 갔다... 정말 예약이 되는구나... 평소의 몸상태: 30대, 주 3~4회 운동. 주 3회 한 시간씩 수영, 주 1회 3시간씩 배구함. 운동 좋아하는 일반인. 접종하기 전에 문진표를 작성하고 의사쌤을 만난다. 3명이 함께 들어갔고 백신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한 분은 화이자, 나와 다른 한분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할 때는 한 사람씩 들어감. 백신 맞는 분들로 병원은 붐빔. 주사는 아픈가요? NO 놀랍게도 주사는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15분 대기 후 집에 감. 접종 하자마자 타이레놀 2알을 먹었고, 접종 후 1시간부터 왼쪽 팔뚝의 근육통. 접종 당일 5시간 맞기 전 몸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음. 나는 ..
...어려움의 매력인 거죠. 피아노는 누가 치든 어느 정도 '만들어진'소리가 납니다. 피아니스트는 이 기계적인 연주를 뛰어넘어 음표들이 노래하게 해야 해요. 비녜스의 말마따나 '자신의'소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얼마나 흥미진진한 과제입니까. 자, 피아노는 두 가지 필요에 부응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악기예요. 우선은 탐색의 악기라는 쓰임새가 있죠. 우리는 그 유용성 때문에 피아노를 씁니다. 그러면서도 피아노는 독주 악기, 비르투오소의 악기죠. 그 아름다움 때문에 쓰는 악기이기도 하단 말이에요. (...)건축가가 종이에 설계도를 그리듯 작곡가는 피아노로 교향악을 구상할 수 있어요. 피아노로만 만든 악보는 그림으로 치자면 흑백의 판화 같은 거예요. 125P 1. 교육시장, 미성년의 경우 유아(놀이와 교육이 혼..
배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군요. 4월부터 나갔으니 3개월하고도 반정도 배구를 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3시간을요. 한 시간 반은 연습을 하고, 한 시간 반은 경기를 합니다. 이곳에는 칭찬이 9할입니다. 잘한다 잘한다 해야 계속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인지 대게는 칭찬이고, 가끔 단점을 지적해줍니다. 하지만 몸으로 안되는 걸 말로 알려준다고 바로 고쳐지지는 않지만 일단 인식하게는 되겠지요. 연습할 때 공은, 대충 거리가 정해져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은 제가 받아야 연습이 되기 때문에 누군가가 대신 받는 일은 없지요. 그리고 곧잘 받습니다. 어려울 일이 없으니까요. 그 공은 훼이크도 없고 그냥 제 손목 위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는 좀 다릅니다. 단지 선으로 금그어진 코트 안에 있을 뿐인데 긴..
휴가였다! 종로에-안국으로 이어지는 코스. 12시쯤 오전 일정이 끝나 점심을 가까운 포비(fourb(베이글 맛집)https://fourb.co.kr/에서 먹을지, 조금 걸어가 조선김밥에서 먹을지 고민했다. 그런데 조선김밥은 월요일 휴무. 걸음을 돌려 포비에 가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다시 나와서 걷는데 우육면 가게를 보았다! 대만 생각도 나고 날씨도 그때의 대만과 비슷해서 우육면집을 검색하니 근처에 굉장한 우육면집이 있다는 것이다. 우육면관 청계천점이 검색되었다. FOURB 포비 FOURB 포비 - 커피와 베이글을 중심으로 기본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합니다. fourb.co.kr 청계천점까지 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근처에 광화문점이 있었는데 왜 거기까지 간걸까..
1. 36화 고백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강의현의 다정 고소감. 저는 이렇게 다정과 친절이 간결하게 남아있는 장면을 좋아합니다. 평범한 사람은 젊은 시절 한 두번 있을까 말까한 고백으로 이렇게 적어내리는 일도 쉽지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의현이에게 이런 말과 쪽지를 건네는 일은 그저 고마움의 표시지요. 2. 37화. 드라마 PD도 생각못할 구도 저 손은 여자주인공과 꽤 거리가 있답니다. 애초에 얼굴을 만지고자 하는것이 아니라 멀리서 쓰다듬는 모양이지요. 남주는 굉장히 예술가적인 기질이 있습니다. 약간은 저 시간과, 여자분과, 불빛에 취해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술가가 아니고서는 저기 저 손모양을 할 순 없어요. 그리고 작가는 이것을 항공샷으로 보여줍니다. 아름다움에 취한다. 소중한 시간은 짧으니 ..
*웹툰 속 주인공 나이는 17~20대 초중반 **캐스팅 비용 고려 당연히 안함 ***드라마 캐스팅 내가 하는 것처럼 고심하면서 함. 울면서 봄. 이건 드라마 필수다. 고래별 웹툰 보러가기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titleId=729767&no=1&weekday= 고래별 - 프롤로그 프롤로그 comic.naver.com 고래별 드라마 드라마화 결정 https://www.bloter.net/newsView/blt202107090005 테이크원스튜디오, 네이버웹툰 '고래별' 드라마화 네이버웹툰 '고래별'이 드라마로 제작된다. 드라마 '루카: 더 비기닝'을 제작한 콘텐츠 제작사 '테이크원스튜디오'는 9일 웹툰 고래별에 대한 드라 www.bloter.net 1. 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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