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거북 1 문태준 거북 한 마리를 샀네그의 등때기와 목을 사랑하였네물속에 돌을 하나 놓았네앉을 데를 내주었네침묵이 생겼네돌이 두 개가 되었네굼뜨고 굼뜬 거북은물돌 밑에 살았네오늘 낮엔 처음 목을 빼나를 빤히 들여다보더니젯상의 병풍을 접듯물 바깥의 나를 접어겹겹의 주름 덩어리로 만들어하나의 주머니인 몸속으로천천히 지극히 천천히데리고 들어갔네생각 하나가 오그라지는 얼굴 하나가가슴속으로들어가는 모습을 보았네 ---- 나와 거북 2 문태준 시간이여,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사람에게 마른 데를 보여다오 아무도 없는 텅 빈집에 내가 막 들어섰을 때 나의거북이 작은 몽돌 위에 올라 앉아 사방으로 다리를벌리고 몸을 말리듯이 저 마른 빛이 거북의 모둔 소유(所有)이듯이 걸레처럼 축축하게 밀고 가는 시간이여, 마른 배를..
반주 없이 울리는 더블린의 음악회 - 어떤 어머니 데블린 양은 홧김에 커니 부인이 되었다. p181 홧김에 이름을 바꾼 여자를 적어도 셋은 알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금새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대게 '적령기'에 지면서 결혼을 했다. 그녀들은 결혼하기 전 남자의 외모와 재력이 그리는 낭만을 셈하고, 그것에 가려진 성품은 흘리고 인생의 뷰를 그렸다. 커니 부인이 그랬다. 그러나 그녀는 현명하게도 욕망이 가진 허물을 비교적 일찍 알았다. '결혼 생활 1년 후 커니 부인은 그런 남자가 오랫동안 함께 살기에는 낭만적인 남자보다 낫다는 것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p182 여기서 '그런 남자'에 대한 부연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자면 너무 슬플테니까. 그녀는 자신이 가졌던 욕망을 건실한 ..
언제든지 살아있을 준비가 되어있다 : 제목이 문제였다. 이렇게 수식으로 '맞춰 보시오'하며 문제 내는 작가는 없었다. 수식을 보자. 오른쪽 변에 있어야 할 문학은 어디로 간 것이며 문학은 병과 더하면 사라지는 이름인 것인가? 아니면 혹시 문학은 0과 치환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수식의 참과 거짓을 따질 수 있는 사람은 이것을 읽는 독자일 뿐일 것이다. 볼라뇨, 그가 낸 문제에 골몰해 보기로 했다. 어떤 계산도 필요 없이 그저 종횡무진한 입담을 따라갈 뿐이다. 이야기는 볼라뇨가 병원에서 진찰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순식간에 프랑스 문학이야기로 넘어가는데, 프랑스 문학의 시인들에 대해 읊더니 말라르메를 꼽는다. 말라르메 시를 같이 읽자고 하더니 보들레르로 넘어간다. 다시 좋지 않은 자신의 병세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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