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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코스모스
유계영
낮보다 밤에 빚어진 몸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병이 비치는 피부를 타고났다
모자 장수와 신발 장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가끔은 갈비뼈가 묘연해졌다
죽더라도 죽지 마라
발끝에서 솟구쳐
사랑은 온몸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는 나의 바지다
나도 죽어서 신이 될 거야
그러나 버릇처럼 나는 살아났다
검은 채소밭에 매달리면
목과 너무나도 멀어진 얼굴
두 마리의 물고기가 그려진 국기처럼 서로 마주 봤다
멀리서부터
몸이 다시 시작되었다
젖은 얼굴이 목 위로
곤두박칠쳤다
유계영, 『온갖 것들의 낮』, 민음사, 2016년.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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