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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밭-박성우

_봄밤 2015. 1. 5. 22:42



돌밭





박성우




돌밭 윗머리에 집을 앉혔다


땅이 풀리자 지붕이 기울어

겨울이 나가고 있는 것을 알았다


경칩 전에 산개구리가 나와

가을에 심지 못한 차(茶)씨를 세 알씩 묻었다


산수유나무와 매화나무를 얻어

괭이가 먼저 돌밭에 뜨건 꽃을 핑핑 피웠다


도랑에서 길어 나른 물은

돌밭을 돌돌돌, 도로 도랑으로 갔다


산수유 홍매 피어, 돌밭에 오래 머물러주었다


차씨 움틀 날 아득했지만

아내는 자꾸 신 것이 먹고 싶다고 했다




박성우, 『자두나무 정류장』, 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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