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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밭
박성우
돌밭 윗머리에 집을 앉혔다
땅이 풀리자 지붕이 기울어
겨울이 나가고 있는 것을 알았다
경칩 전에 산개구리가 나와
가을에 심지 못한 차(茶)씨를 세 알씩 묻었다
산수유나무와 매화나무를 얻어
괭이가 먼저 돌밭에 뜨건 꽃을 핑핑 피웠다
도랑에서 길어 나른 물은
돌밭을 돌돌돌, 도로 도랑으로 갔다
산수유 홍매 피어, 돌밭에 오래 머물러주었다
차씨 움틀 날 아득했지만
아내는 자꾸 신 것이 먹고 싶다고 했다
박성우, 『자두나무 정류장』, 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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