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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신해욱
-나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야.
뱀이 말했다.
-나라면 그러니까,
뱀은 기를 모았다.
-아담의 갈비뼈를 모조리 부러뜨려 종이봉투에
담은 다음,
뱀은 태권도 같은 것을 했다.
-애틋한 마음으로 기합을 불어넣고,
뱀은 심호흡을 했다.
후
후
후
-이렇게 정성껏 봉투의 입을 묶었을 거야.
뱀은 복잡한 똬리를 틀었다.
-나라면 오래오래 기다릴 수 있었을 거야.
뱀은 겨울잠에 들려는 것 같았다.
-나라면,
-만약에 나였다면,
신해욱, 『syzygy』, 문학과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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