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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코인 노래방에 갔다. 부를 노래를 정해두었는데 찾아보니 없었고 정말 부르고 싶은 노래는 부르지 못했다. 칸막이 너머에는 가수 거의 비슷하게 옛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어 잠깐 감상도 할 수 있었다. 노래를 듣다가 부르다가 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주 젊은 시절의 아빠였다. 아니 생각한 것은 아빠라기 보다 노래를 하는 사람었는데, 그건 내가 가진 노래 하는 사람이라는 최초의 기억일 것이다. 나이를 가늠해 보자면... 어쩌면 지금 내 나이에 가까운. 노래를 아주 잘 불렀지만 그 레파토리가 늘 비슷했던. 노래를 부르는 순간이 연례 행사일 정도로 아주 이따금이던. 그러나 그때만큼은 한 사람으로서 자유롭고 좋아보였던 3분 남짓한 시간.
마이크를 잡은 손과 얼굴과의 거리가 떠오른다. 감은 눈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 무슨 야유회 같은 곳이었다. 멀리 파도가 치는 야외, 작은 내가 소리 없는 손뼉을 치며 쭈그려 앉아서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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