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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기다리며, 나는 정말 독서모임과 맞지 않는 사람이구나 또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시간을 내어주는 게 너무 싫은 사람이구나... 집에 가서 누워있고 싶을 뿐이다. 모임 시간이 좀 늦어서 기다린 시간이 1시간이 넘었다... 이렇게 소중한 모임일리가 없는데. 저녁도 먹고 여기까지 걸어서 왔는데도 아직 시간이 남아 버스 정류장에 앉아있었다. 앉으면 따뜻해지는 의자라니 독서모임 가기 전 가장 큰 기쁨이다. 모임은 헌책방에서 했다. 모임 공간을 그냥 내주셨는데 모임하면서 먹으라고 과자도 내주셔서 감동했다. 헌책당은 정돈이 잘된 곳이었다. 사장님 폰에는 시종 당근 알림이 왔다. 당근 알림을 들어본 것이 아주 오랜만이라서 어떤 알림을 해놓고 계시려나 상상했다. 아마도 책이겠지.
<작별하지 않는다>로 만남을 했다. 나까지 세 명이 모였는데, 한 분은 처음 뵙는 분이었다. 모임을 여시는 분이 이번에도 활동지를 만들어 오셔서 감동했다.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모임을 데우는 질문으로 각자 연말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낯선 사람들의 연말 보내는 방법을 들어서 재미있었다. 성당에 나가신다고 했고, 한 분은 함께 모임하는 분들과 늘 연말을 같이 보낸다고 하셨다. 연말을 맞아 작은 여행을 간다고도. 또 크리스마스 기분이 나도록 다이소에서 전구를 사서 걸어놓았다고도 했다. 루돌프 전구라고 했던 것 같은데, 디테일에 놀라 다이소 방문을 다짐했다. 나는 연말에 올해 뭐했는지 올해의 책, 올해의 영화, 올해의 드라마 같은 걸 선정해 블로그에 쓴다고 했다. 아주 흔한 일인데도 사람들은 그런게 있구나 오오 하면서 들어주었다. 그리고 귤을 박스로 사서 먹겠다고 말했다. 그게 겨울의 기분이니까. 아직 귤을 많이 못먹었다.
알고보니 집이 비슷한 근처에 있었고, 모임 장소는 집에서 좀 먼 거리였다. 혹시 장소가 마땅치 않다면 자기 집으로 와서 해도 된다고 어떤 분이 말씀해 주셨다. 선뜻 집에 초대하다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참여해야지 생각했다. 나는 아무래도 그런 마음이 잘 안생긴다.
책 이야기를 나누는데, 도서를 잘 이해하지 못한 분도 계시고 나름 다른 서평과 기사를 참고해 이야기 하시는 분도 계셨다. 도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의 이야기도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도서 이야기가 끝나고 질문지에 <내가 작별할 수 없는 것>이라는 물음이 있었다. 모두 나름의 대답을 했다. 지난한 이유들. 나는 짧게 대답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은 좋다. 모임이 끝나고 사진 찍기를 요청해 선뜻 찍었다. 헌책방 사장님도 홍보용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 하셨다. 사진을 여러 번 찍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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