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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와 20세기 2권을 읽었다. 이렇게 자세하게 노트하면서 읽은 것은 참 오랜만인데, 그 이유는 이 책이 팔려서이다. 그냥 보내기 아까워서 발송하기 전에 다 읽어야지, 하는 게 이렇게 되었다. 덕분에 러시아 역사와 러시아 19세기 20세기 문학사를 거칠게나마 정리할 수있었다. 2권을 2~3일 만에 읽어서 아직 마음이 러시아에 가 있다. 황량하고 슬프다. 자본주의에 절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다 알수는 없지만, 소개하는 책을 읽으니 일부는 그렇게 되었다.
러시아의 민족성
러시아는 인내심이 강한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 가혹한 체제에도 인내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공동체 전통이 강한데, 농민 공동체를 '미르'라고 한다. 여기에는 세계라는 말도 있고, 평화라는 뜻도 있는데 오늘날 우주정거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러시아 땅이 척박해서 서로 도우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었고, 때문에 오늘날 러시아에도 개인주의는 여전히 낯선 개념이라고. 그래서 러시아의 역사는 나로드(인민)대 나치아(국가)의 역사라고 한다.
러시아의 역사
러시아의 역사는 비교적 단순하다. 러시아에는 유럽과 달리 중세의 개념이 없고, 고대 러시아와 모던(근대)러시아로만 나뉜다. 그 기점은 18세기이고, 그걸 나누는 사람이 바로 표트르 대제이다. 러시아 19-20세기 문학을 다루는 만큼 이 책에서 표트르 대제부터 시작한다. 근대 러시아를 만든 사람이다. 모스크바 공국시대를 연 사람, 제정러시아라고 한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군주는 3명이 있다. 우선 절대 군주를 확립한 이반 뇌제가 있다. 강력한 1인 체제를 갖춘 이로서 오늘날 푸틴까지 그 명맥을 잇는다. 두 번째는 표트르 대제. 그리고 세 번째가 소비에트 러시아의 스탈린이다.
표트르 대제
표트르 대제는 러시아를 무역 나라로 만들겠다는 야망이 있었다. 그런데 러시아에는 부동항(얼지 않는 항구)가 없었고, 군사력도 약했다. 이때 처음 사관학교와 해군을 만들게 된다. 유럽최초라고. 그래서 이 때 강자였던 스웨덴을 이기고 발트해 연안을 차지하게 된다. 그리고 서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해 수도를 이전하는데, 모스크바에서 페테르부르크로 옮기게 된다. 페테르부르크는 계획도시이다. 이 덕분에 러시아 귀족은 원래 수도인 모스크바와 새로운 수도 페테르부르크에 두 개 집을 두게 된다. 이 계획도시는 나중에 여러 작가들에게서 읽히며 주요한 장소로 거론된다.
제정러시아는 1917년 2월 혁명으로 끝나게 된다. 다음해 1918년 황제 가족이 처형당하고, 이제 소비에트 러시아의 시작이다. 소비에트 러시아는 1991년 해체된다. 우리가 아는 소련이 바로 소비에트 러시아. 그리고 그 이후는 포스트 소비에트라, 러시아 연방이라고 한다. 포스트 소비에트를 대표하는 문장이 쌍두독수리인데, 아시아이기도 하고 유럽이기도 한 러시아, 등의 이중 정체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러한 러시아의 역사에 따라 문학사도 정리할 수있다.
러시아 문학의 시작, 푸슈킨
러시아 문학의 시작은 푸슈킨이다. 푸슈킨이 얼마나 국민작가이냐면, 러시아인은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푸슈킨의 시를 외운다고 한다. 누구나 푸슈킨의 시를 알고 외운다고. 그리고 작가들도 푸슈킨으로부터의 정통성,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일이라고 한다.
1820~40년까지 낭만주의 작가 푸슈킨-고골-레르몬토프
1850~80년까지 사실주의, 리얼리즘 작가 투르게네프-톨스토이-도스토예프스키
19세기 끝 체호프
20세기를 여는 작가 막심 고리키
러시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 1836년 <철학 서한>
1836년 러시아 최초의 철학자 차다예프가 <철학 서한>을 발표한다. 러시아가 뒤집어지는 사건이었다.
요약하면, 러시아는 유럽 문명에서 '일탈한 고아'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키예프 루시 시대인 988년 정교 국가의 길을 걷는다. 그리고 카톨릭 국가였던 서유럽과 단절되게 된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러시아는 이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당시 황제 니콜라이 1세는 러시아를 혼란스럽게 만든 차다예프를 연금시킨다. 외롭게 감금생활을 한 차다예프. 그는 1년 뒤, <광인의 변명>이라는 글을 발표한다. 내가 미친소리를 했다는 말이다.
러시아가 고아이긴 한데, 이게 나쁜 뜻이 아니라, 러시아는 후발주자이고 더 나아질 수 있으며, 고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라는 것.
이를 둘러싸고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반대와 찬성파로 나뉘게 된다.
슬라브파(반대)와 서구파(찬성). 그리고 이를 따라 작가들의 노선도 나뉘게 된다.
슬라브파: 러시아가 고아라니 그게 무슨 소리냐. 러시아는 어머니와 같다. 어머니처럼 기억하고 존경해야 한다. 작가 노선: 고골, 도스토예프스키
서구파: 맞다. 러시아는 아이와 같다. 우리가 잘 돌봐야 한다. 그래야 발전할 수있고, 그래야 유럽을 따라갈 수 있다. 작가 노선: 투르게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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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대한 인식으로 작가들의 노선이 나뉜다는 건 몰랐다. 러시아 역사를 간략하게나마 본 것도 처음인 듯 하다.
이중에서 나는 고골의 <외투>,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완전 강추, 재미있고 교훈적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뮤지컬로도 봄),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러가지 작품(으휴 미친놈들이 많이 나옴)과 체호프(너무 웃긴 작가)를 읽었다.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작품은 이름만 들어보고 읽어보지 않았다. 작품만 읽었을 때와 작가들의 시대와 연대기를 아니까 다르게 보였다. 앞으로 노트한 것을 틈틈이 정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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