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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성폭력 고발 554일간의 기록.
2018년 김지은 씨가 JTBC <뉴스룸>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고발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로부터 2년 후 책이 나왔다. 2020년 3월. 이 책을 산 건 다시 그로부터 반 년이나 지나서였다. 너무 늦게 샀다.
이 한 권의 책이 어떤 용기와 절망의 결과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아주 소중한 사람의 인생이 모조리 들어 있었다. 이런걸 내가 봐도 되는가. 하는 마음과 함께 나라도 보고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아주 작은 하드가 되어서 <김지은 입니다>를 기억하는 것이다. 죽기 전까지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도 있는 인간 하드. 그렇게 처참했던 554일간의 성폭력 고발 기록을 함께 하는 것이다.
기록의 의미. 이 책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 많은 약자와 여성을 지키는 표지가 될 것이다.
책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저만한 크기와 무게로 치워져도 어쨌든 어떤 한 구석에 눌러 앉아 있다. 어디 치워졌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들 눈에 더 많이 보이도록 하자. 카페에도 보이고, 지하철에서도 읽고, <김지은 입니다>이야기를 하자. 목소리가 아주 많다는 것을 보여주자. 그게 왜 불편할까. 오직 가해자만이 불편하다.
<김지은 입니다>는 수 많은 여성들의 손에 쥐어져 읽히고, 기억되고, 이어져 갈 것이다. 안희정은 그게 괴로울 것이다. 아아. 실은 그것 밖에 괴롭지 않으면서.
이 책의 이야기는 당신이 죽고 나서도. 백 년이 지나도, 이 백년이 지나도 기억될 것이다. 인간이라면 정말 괴롭겠지. 아니, 겨우 그것 밖에 괴롭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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