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에 도착했을 때 햇빛이 좋았다. 철야했던 사람들이 쉬러간 자리를 채우기 위해 갔다. 이 사람들은 밤을 새는 고생을 했을텐데 이렇게 날씨가 좋은 시간에 도착하다니 롱패딩이 무색했다. 간밤의 잠자리 흔적이 보였다. 여기저기 캠핑 용품이 보였다. 무대의 꽤 뒤편에 앉았는데, 이제 곧 행진을 할테니 반대 방향으로 서라는 얘기가 들려왔다. 말하자면 이제 뒷자리가 제일 앞자리가 되는 것이었다. 볼보 빌딩까지 걸어간다고 했다. 노동조합 분들과 깃발이 선두에 섰다. 촘촘히 서니 나도 어느새 앞단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자리에 서 있게 되었다. 경찰의 협박 스피커가 잘 들리는 자리였다. 이것은 불법 시위이고,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니 해산하라는 소리였다. 누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지, 이곳에서 시위하는 시민..
메리 크리스마스. 올해 크리스마스는 아파서 종일 누워 있었다. 어디가 아팠는지? 딱히 여기가! 아팠던 것은 아닌데 움직힐 기운이 없었다. 몸살이다. 열이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가만히 있어도 몸이 아프고 말이지. 아프지 않았더라면 오전에 산에 다녀오고 장을 봐왔을텐데. 하며 동생과 웃었다. 그러지 않는 걸 보니 아픈 것이 분명하다. 누워서 를 보았다. 15살 고1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에게 재미있을리가...재미있었다. 서로를 알게 되는 과정, 친하게 되는 과정, 조심스럽고 이게 아니면 어쩌나, 저게 아니면 어쩌나 하는 와중에 15년간 키워온 '나'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나이가 쌓여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15살이나 40살이나 비슷할 것이다. 12화를 다 보고 나서 다시 1화를 보았는데, 이..
열두 시 반쯤 국회에 도착했는데, 그때부터 버스는 우회했다. 도로를 통제하지는 않았지만 그쪽으로는 안 간다는 것이다. 기사님은 순복음교회에서 걸어가라고 알려주었고 그 버스에 탄 대부분의 이들이 시위를 하러 가는 사람들이었다. 국회 근처 스타벅스에 있다가 현장에 갔다. 일찍 도착해 점심 먹고 커피를 먹었다. 경찰 버스가 길게 끝없이 도로의 갓길에 세워져 있었고, 전국에서 대절한 고속버스가 쉴새 없이 도착했다. 사람을 한 차 내리고 어디론가 가고, 또 도착해서 한 차 내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주 화순, 강원도, 어떤 영농회 등의 수십대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내리고 깃발을 올리고 목을 겹으로 두르고 장갑을 챙기며 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낮에는 그렇게 춥지는 않았는데, 시위에 임박해서도 경찰이 도로를 풀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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