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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나는 클렌징 크림 생각으로 꽉 차있다.
'얼굴을 지우고 싶다'
매일 매일 지워도 보이는 것은 다시 내 얼굴이겠지만,
요새는 그런 생각으로 산다. 얼굴을 지우고 싶다. 는 느낌을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지만 시중에서 파는 건 너무 크다.
바닥이 없다는 것처럼 깊고 무거워서 얼굴을 얼마나 지워야 할지 모르겠다.
얼굴을 지운다는 느낌에 지치고 싶지 않은데, 그 통은 보자마자 질리게 만든다.
게다가 1+1로 파는 건 정말이지
어떤 날은 이런 생각도 들었다.
단지 얼굴을 지운다는 느낌을 갖고 싶어서 필요도 없는 것을 사야 하나,
세안 할 때 어떤 비누로 한 번, 클렌징 폼으로 한 번 더 한다.
그만큼 해서 지워질 만한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세수를 두 번 씩하는 건 팔도 얼굴도 괜한 노동을 하는 셈이다.
게다가 아침에 하는 화장은 오후에 다 지워지는 그런 정도이기 때문에
세수를 두 번이나 하는 것은 너무나도 쓰잘데기 없다.
그런데 뭐하러 크림까지 사느냐, 하는 그런 얘기.
하지만 오늘 사버렸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살 수 있는 것이 없다.
정도로 타협해버렸다. 그리고 곧
집에가자 마자 지워야지, 하는 생각에 오는 동안 즐거웠다.
노래까지 부를 뻔 했다.
그런데 막상 올려놓고 보니
뚜껑부터 열고 싶지 않아서.
얼굴을 지운다는 느낌은 머릿속에서 완성되었고
진짜 클렌징 크림은 얻는 순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진짜 사람과, 진짜 세상을 좋아하고 싶다. 내 손이 얼마나 차가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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