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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금요일 같은 날

_봄밤 2014. 7. 16. 23:37





                 



머리가 길고 차분한 사람이 토익책을 펴놓고 아동자료실에 앉아있었다. 의자는 키가 낮은 나무 의자.

글씨가 잘던 책을 펴놓고 그녀는 어울리지 않는 작업용 회색 장갑을 끼고 책을 끼우기 시작했다.

얼굴도 참 하얗지, 토익책을 봤는지, 가뜩이나 더 낮은 아이들 서고에 허리를 굽혀서 책을 꼽고 빼고 했다.



지하철역 밖에 나오자 눈이 부시고 고맙다는 말이 들렸다. 어느새 쥐고 있는 전단지. 길을 걸었다. 거북이를 접었다. 

날개를 펴야하는데, 무슨 생각을 하면서 폈는데, 한쪽이 찢어졌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폈지. 길가가 금요일 같다. 휘어진 교통카드를 만지작 거렸다.



마음이 아주 컸으면 좋겠다. 빵을 먹을 때 크림이 항상 많다. 손에 닿는게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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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포 매니악은 올해 두 번째로 기억남는 영화다. 

감독은 겨우 낚시줄로 지구의 깊이를 재려고 던지는데. 용감하게도 언저리를 스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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