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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글

구슬리기

_봄밤 2025. 1. 12. 14:46

이번주는 아파서 쉬었다. 어딘가를 나갈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이런 날 탈 수 있는 건 마을버스 정도이다. 원래는 걸어도 되는 거리지만 추워서 걸을 수 없다... 누워서 당근을 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한다. 쓰지 않는 가구를 떠올렸다. 수납함 겸 의자, 3단 미니 서랍장, 미니 식탁... 5단 서랍장, 그 밖에 또 적자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당근 할 기운이 없다. 일단 사진을 찍고 당근에 글을 써야 하는데 그럴 기운이 없다. 가격을 매겨서 연락이 오면 약속을 잡고... 에휴 물건을 사기는 쉬워도 정리하는 건 어렵다. 아니, 당근 하는데 기운 씩이나 필요한가? 그럴 기운도 없이 어떻게 살고 있는 건가. 에너지가 차지 않는다. 감기를 두 번 걸리고 이제 열은 떨어졌지만 집이 여전히 춥고 뭔가를 도모하거나 준비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문제가... 있다.

카페에 왔다. 카페가 아니라면 노트북을 칠 일이 더욱 없다. 집에서는 좀처럼 키지 않는데 집에서 노트북 하는 습관을 기르지 않았던 것이 패착이다. 이제라도 그런 습관을 들이려면 일단 집이 따뜻해야 하는데 집이 너무나 춥다. 왜 추운가? 왜 집에서 바람이 부는가? 정말...화가 나... 

화가 나는 나는 카페에서 별 거 하지 않는다. 내일 수영 가야지. 수영에 가서... 힘들겠지... 어찌저찌 하다보면 집에 가는 버스에 타 있을 것이다. 수영을 하면 힘들겠지만 괜찮을 것이다... 나를 돌보기, 나를 구슬리기, 나를 현혹시키기, 모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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