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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음식

갓김치

1~11월에 미안한 감이 있지만 단연 갓김치이다(12월에 주문)

갓김치를 먹으려고 밥을 먹는 것을 넘어서 밥을 하기에 이르렀다. 갓김치는 밥을 하도록 도와주었다. 매끼를 거르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2kg 12,900원. 가위로 잘라서 먹고 있다. 이걸 쓰고 있는 중에도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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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돌산 갓김치 전라도 국내산 김치 : 더싱싱

[더싱싱] 산지의 신선함을 더 싱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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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덕질 샤이니

도쿄돔 샤이니

덕질이란 무엇인가? 몰랐던 게 분명하다. 평생을 이해하지 못한 감정을 샤이니를 보고 알게 되었다. 샤이니 덕질은 불현듯 시작되었다. 올해 초 <돈 콜미>의 강렬한 얼굴과 노래에 감동받아 이들은 대체 누구인가 찾아보기 시작했다(저게 대체 누구야? 그는 '키'였다) 음방 무대마다 최소 5번씩 보기 시작해서(전체, 멤버 별로) 그들의 앨범을 사고, 샤이니의 10년이 넘게 쌓인 음악과 영상들을 찾아보았다... 왜 이렇게 재미있는거야..? 멤버들끼리 노는 걸 보는 게 왜 재미있는거야? 알수 없었다. 도쿄돔에서 주먹을 쥐고 울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된 덕질은 카이(태민의 친구)로 넓혀졌다... 반년이 지난 지금은?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아아, 좋아하기만 하는 일의 지속조차 세상에 얼마나 어려운가!

 

하지만 이렇게 마음을 일렁이게 하고, 아침에 눈 뜨는게 즐겁고,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걸 알게 된 경험을 했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올해의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올해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모가디슈> 그리고 <드라이브 마이 카>이다. 우선은 이 정도만 기억난다. 모두 재미있는 영화였다. 양조위를 마블에서 보다니... 쓰면서도 기적같다. <모가디슈>는 무기 없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여러가지 한계가 있지만 충실하게 잘 만든 영화이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차에 실려서 함께 움직이는 느낌을 충실히 준다. 그 시간을 함께 하는 것처럼 현실감이 느껴진다. 차 안은 아늑하기도 하고, 안전하기도 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이지만 그렇다고 과거도 아닌 순간이다. 어쩌면 도착하지 않았으면 바라게 되는 곳이기도 하지 않나. 공간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작지만, 이렇다할 공간이 없는 이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곳이다. 차를 타는 순간, 함께 타는 순간, 차 안에서 나누는 몇 마디들, 그리고 차가 향하는 곳을 바라보며 느끼는 동질감과 위로가 있다. 서로의 인생은 모르지만, 안전하게 차를 운전하는 사람과 운전자를 완전히 믿어 동승하는 사람이 있다.

 

연기자이자 연출가인 주인공이 히로시마에 초빙되어 준비하는 다국적 언어의 연극이 재미있었다. 한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마침내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배경이 히로시마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러나 하루키의 소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영화의 시작은 당황스러웠다. 앞구르기를 하며 보아도 이런~여자라면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겠지~ 라고 상상하는 남성 화자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남자주인공의 아내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기 B라는 고등학생(남자)을 좋아하는 고등학생 여자가 있어. 근데 B는 그걸 몰라. 여자는 혼자 좋아하는 게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B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B가 없는 집에 들어가서 B의 방을 구경해... 그리고 몰래 침입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와...그리고 그걸 멈출 수 없어" 그러나 적어도 아시아, 좁혀서 동아시아에 살고 있는 여자라면 B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게 법을 위반한다거나 옳지 않아서도 있지만 우선 위험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말이 안되는 얘기냐면 "A라는 차가 너무 좋아서 그 차를 자세히 보기 위해 4차선 도로에 뛰어들었어. 아 물론 차는 멈춰 있었지. 신호를 계산했거든" 라는 얘기와 같다... 그러니까 차에 뛰어든 사람은 죽지는 않았겠지만 죽을 수도 있다. 어떤 여자가 이런 걸 상상한다는 거냐 하루키... 

 

하여간. 이런 포인트를 걷어내고 감동에 집중하면, 영화를 관통하는 메세지는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다. 영화는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로 이뤄져 있다. 체호프는 웃기기만 했는데... 바냐 아저씨를 절대 위로하지 않는 소냐...(웃겼는데...) 다시 봐야겠다. 인생이란 누구 하나 위로해주지 않는거라고. 그냥 일 열심히 하면서 질질 짜지 말고 잘 살았는지는 죽어서나 살펴보라는 내용이다. 

 

 

올해의 유튜브

우당탕탕 안테나 - 천재들에 대한 동경 완벽 충족

천재들에 대한 동경이 있다. 풀어서 말하자면 천재들의 일상에 대한 궁금함이 있다. 천재들은 어떻게 놀까? 천재들의 동료는 누구일까... 동료와 무슨 얘길할까...? 행복할까? 우당탕탕 안테나의 목표는 그게 아니었을텐데 천재들 노니는 모습이 재미있다. 

 

 

올해의 장소

현대미술관 테라로사

아름다운 카페.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올해의 책

미래가 사라져갈 때

 

 

올해의 웹툰

조조코믹스 유부녀 킬러

이동건은 <조조 코믹스>로 <유미의 세포들>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젊은이들의 감성에 기반해 연애 초기의 감정을 어쩜 이렇게 잘 풀어놓을까. 사소함, 디테일의 세계관이 경이롭다. 

 

유부녀 킬러는 말 그대로... 아이가 있는 기혼 여성이 킬러인 이야기이다. 

인간 말종을 처리하는 회사가 있고 그 회사에 소속된 킬러들이 있다 +그중 에이스인 기혼 여성 유보나와 그녀의 가족(남편과 시댁)이야기. 법 망 밖에서 범죄자나 죄를 처단하는 이야기가 늘고 있다. 그중 압권이다. 

 

윤태호의 <어린>도 계속 보고 있다. 창작자의 고통이 느껴지는 웹툰인데 배경은 남극이다. 윤태호 자신인 것 같기도 하다. 창작자의 고통을 이렇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웹툰이 있던가. 엔터 산업의 생태도 볼 수있다. 이렇다 할 비극은 아닌데, 생생해서 참혹한 개인들의 비극이 있다. 그는 정말이지 훌륭한 작가이자 감독이자 만화가이다. 

 

 

올해의 기사

일다-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심조원님이 쓰는 연재. 전래동화 속 여성들을 재해석한다. 놀랍고 감동스럽다. 

https://www.ildaro.com/9204

 

≪일다≫ 천 명을 잡아먹어야 될 수 있다는 ‘사람’은 누구인가

옛이야기에서 막내딸은 착하고 희생적인 인물로 그려질 때가 많다. 그런데 <여우누이>의 주인공은 이런 통념을 홀딱 뒤집는다. 그녀는 악당이다. 낮

www.ildaro.com

 

"밤마다 그녀가 찾는 것은 말의 간이다. ‘간을 빼 먹는다’, ‘간이 크다’,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표현처럼 간은 생명의 정수이자 위엄과 용기를 주관하는 장기다. 더구나 말은 민가에서 흔히 기르던 소와 달리 행정과 전쟁에 동원되는 짐승이다. 막내딸이 갈망하는 ‘사람’은 정치 군사 권력의 주인이며, 천 명을 죽여야 얻을 수 있는 절대 권력자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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