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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것은 내가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털이 빠지는 계절이고 도도도도 돌아다닌다. 작은 보폭마다 고양이, 심경이 다 들어가 있다.
고양이의 혀는 듣던대로 아주 아프다. 고무로 만든 사포같은데 얼굴에 닿으면 두 번 이상은 견딜 수가 없다. 아프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손바닥이라면 간지럽지. 고양이. 다시 뛰어온다. 피부에 닿는 사랑이 아니라 털에 닿는 사랑.
고양이를 엄청 웃겨주고 싶다. 고양이의 유머를 배우고 싶다. 그래서 어느날 갑자기 아하하하 하고 웃는 소리에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
꿈에서 서너줄의 문장을 입으로 말한다. 꽤 좋은 문장이었는데 금새 다 잊는다. 내가 쓰지 않은 문장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만화를 사랑했을 적, 저녁 여섯시 이십분의 텔레비젼을 굳게 믿었을 적, 저녁 여섯시 이십분의 세일러문, 슬램덩크를 외롭게 두지 않을거라고 맹세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나는 10년 후의 나의 저녁에도 세일러문과 슬램덩크를 초대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런 걸 보지 않는 어른들을 우습게 보았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글을 쓰지 않고 살 수 있겠어.
또 하나의 맹세가 흐려지고 있다.
그게 조금 마음 아파지려고 하던 순간, 미영이가 생각났다.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잠시 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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