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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빠이에 가는 밴은 3시간 동안 120여 킬로미터를 달린다. 금액은 150바트. 한화로 약 오천원이 조금 넘는다. 구간의 2/3는 산을 타는 커브길로 만들어졌다. 맨정신으로 이 도로를 타는 일은 쉽지 않은데, 익히 알려진 대로 밴 내부에는 비닐 봉지가 마련되어 있고, 누군가는 실제로 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악마의 구간을 지나는 이들을 위해 이 산속에도 휴게소를 만들어 놓았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카페와 노점을 영업하고, 멀미에 좋을 것 같은 껌이나 탄산 등을 판다. 그리고 화장실이 있다. 

치앙마이의 화장실은 유료인 경우가 있다. 카페 등의 화장실은 무료이지만 사원이나 휴게소의 화장실은 보통 3바트를 내고 들어간다. 휴게소 중앙의 가게를 중심으로 양쪽에 화장실이 있는데, 이 화장실 요금을 받는 사람들은 아주 젊은 친구들이다. 관광객중 돈을 내지 않고 들어가려는 사람들을 막아서며 3바트! 라고 외친다. 3바트는 우리돈으로 100원쯤 된다. 치앙마이에서 빠이, 다시 빠이에서 치앙마이를 오가는 동안 이 휴게소를 두 번 이용했다. 처음 봤던 그 젊은 사람들이-어쩌면 중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을만한-여전히 있었다.

두 번째 이 휴게소에 들렸을 때 화장실 요금을 받는 그 젊은 학생들이 여전히 그대로 있는 모습을 보았고, 놀랐다. 그들이 그대로 거기 있었던 것이다. 3일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어쩌면 당연했다. 그러나 30일만에 보게 되었더라도 여전히 그들은 있었을 것이다. 스스로 그곳을 떠나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3바트를 외쳐야 한다는 것을. 이 산 속에서 거의 독점적으로 버는 일이었고, 단 두 명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러나 누구를 위해서? 마음 좋게도 이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하는 매일 새로운 관광객들을 위해? 

누구나 어떤 화장실 앞에서 3바트를 외치고 있다는 생각. 나도 그렇다. 3바트는 우리 돈으로 100원쯤 한다. 그들은 지금도 빠이와 치앙마이의 중간 어디쯤에서 하루에 8시간쯤, 화장실 앞에서 3바트를 받고 관광객을 들여보낸다. 그녀가 그녀의 오토바이를 마련해 화장실 앞을 빠져나오길 간곡히 바란다. 내가 그렇듯이. 그녀의 삶과 나의 삶이 아주 다르지 않음을, 안다. 10월의 첫날을 치앙마이에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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