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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글

점심이 지나서

_봄밤 2018. 8. 10. 12:43

 

조금 울었고, 그건 그가 어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른이었고, 보기 드문 사람이었는데, 나는 사람과 어른을 만나서 눈물이 났다. 그게 한 사람인 것은 아주 드물었고,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는 건 더 드물었다. 이런 눈물은 처음 해 보는 것이어서, 어쩔 줄을 몰랐다. 만나기도 전에 헤어진 사람 같았고, 사람을 알아준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나는 존경하기를 원했다. 나에게 존경이라는 마음이 생기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가 나에게 이야기 한 시간은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내가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시간이 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나를 알지 못함에도 붙들었던 것. 그건 잘못이었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매력적인 제안이었지만 알지 못하는 작은 상자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어린왕자의 그것처럼 아름답게 그려질 것이었지만 그 상자에서 어떤 빛을 보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짧은 손톱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파야 할지 알 수 없는 곳에 가는 모험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내가 있었고, 이곳의 판자는 아직 튼튼하다는 것을 생각했다. 아직 뛰어보지 않은 시차가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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