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말, 당시 한국에서 영어의 몸으로 고생하고 있던 셋째 형이 "나에게 독서란 도락이 아닌 사명이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일이 있다. 서재나 연구실에서 씌어진 말이 아니었다. 고문이 가해지고, 때로는 '징벌' 이라 부르던, 수개월 간이나 계속된 독서 금지처분을 당하던 상황에서 써 보낸 편지였다. 나는 곧바로 형의 이 말을 나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으로 받아들였다. 항변의 여지가 없었다. 한 순간 한 순간 삶의 소중함을 인식하면서, 엄숙한 자세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독서. 타협 없는 자기연찬으로서의 독서. 인류사에 공헌할 수 있는 정신적 투쟁으로서의 독서.그 같은 절실함이 내게는 결여돼 있었다. 꼭 읽어야 할 책을 읽지 않은 채, 귀중한 인생의 시간을 시시각각 낭비하고 ..
일본 국민 여러분, 자신은 우연히 일본에 태어났을 뿐이며 ‘일본인’일 생각은 없다든가, 자신은 ‘재일일본인’에 지나지 않는다든가, 그런 가벼운 말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들이 오랫동안 식민지 지배에서 얻은 기득권과 일상생활에서 ‘국민’으로서의 특권을 내던지고, 지금 바로 여권을 찢어 자발적으로 난민이 되는 기개를 보여주었을 때만, 그 말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타자’는 당신들을 ‘일본인’으로 계속 지목할 것이다. 262p 『언어의 감옥』 에는 계속되고 있는 식민주의에 저항하는 재일 일본인의 언어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 그는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모어로서의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나서 자랐던 곳의 냄새와 물성에 ‘일본인이세요?’라는 물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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