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내일은 중국술을 마셔요
이장욱
어젯밤의 거리에는 고양이들이 무한하게 숨어들고
숨고 달리다가 영원히
사라지고
우리는 작년에 복권을 사고
올해도 우리의 인생은
전문가들이 이끌어주겠지
나는 꿈 밖으로 새나가는 목소리를 막았으면 해
부디 당신이 내게 관대할 수 있도록
3년 후에는 조금씩 무능력해져서 행복하고
5년 후에는 아주 오랜만에 반성을 하네
오늘은 완벽한 인간으로 살겠지만
내일은 그런 것들이 좋다
잠 속에 꽂힌 화살이 바람에 흔들리고
또 이 밤엔 영문을 모르고 깨어나겠지
내일은 중국술을 마시고
고양이들이 달리는 거리를 걷기로 해요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밤의 거리에서
하루 종일 유리창들은
투명하느라 바쁘고
우리는 고양이처럼 섬세하게
숨고 달리다가 영원히
사라지고
이장욱, 『정오의 희망곡』, 문학과지성사, 2006.
이 사람은 누구지?
10년전 이장욱? 이장욱과는 다른 사람인가. 깜짝 놀랐다.
깜짝 놀랐다. 내일도 놀라면 정말로 큰일인데. 생년월일을 너무 오래 읽었나, 정오의 희망곡을 읽은지 이틀이 채 되지 않아 그런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도-이병률 (0) | 2015.11.16 |
---|---|
봉인된 지도-이병률 (0) | 2015.11.15 |
다음 생에 할 일들-안주철 (0) | 2015.10.19 |
우리 약국 갈까-임승유 (0) | 2015.10.11 |
풍속-황인찬 (0) | 2015.09.26 |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TAG
- 책리뷰
- 지킬앤하이드
- 후마니타스
- 이영주
- 열린책들
- 정읍
- 나는 사회인으로 산다
- 현대문학
- 뮤지컬
- 네모
- 차가운 사탕들
- 일상
- 민구
-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 김소연
- 문태준
- 이문재
- 희지의 세계
- 이장욱
- 진은영
- 대만
- 한강
- 서해문집
- 1월의 산책
- 이병률
- 상견니
- 배구
- 피터 판과 친구들
- 궁리
- 이준규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