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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대중 혐오, 법치>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내전'이라니,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다. 내전을 상상하지 못한 까닭이다. 부족한 것은 내 상상력이었고, 지금 현실은 이미 상상을 초과한지 오래됐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가 벌이는 전쟁의 속성과 계략을 파악하고 어떤 전략으로 대응 할 수 있을지 명확히 알려준다. 이 책의 결론 제목은 '내전에서 혁명으로'이다. 내용이 어렵지 않으니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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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내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첫째, 이 전쟁은 과두 정치 세력이 앞장서 벌이는 ‘총력전’이다. 이 전쟁은 사회적 권리 축소를 노린다는 점에서 사회적이며, 외국인에게서 모든 종류의 시민권을 박탈하고자 하고 망명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민족적이며, 모든 저항과 비판을 억압하고 범죄화하기 위해 법적 수단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고 법적이다.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강성 보수주의가 도덕 질서 수호를 내세우며 개인의 권리를 공격할 때, 이 전쟁은 문화적이고 도덕적이다.
-> 소름 돋게도 지금 한국의 현실을 받아적은 듯 하다. 이 민족적이면서, 정치적이고, 법적이고, 기독교 영향을 받은 문화적이고 도덕적인 공격이 무수히 쏟아진다. 이것에 맞서는 방법? 연대이다. 각종 노동자 노조의 연결, 여성, 청년, 농촌, 성소수자, 이주민 등 다양한 목소리가 교차하고 연대하는 것이다. 지금 광장이 이 연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의제라고 고립 되도록 놔두는 것이 아니라 폭 넓은 시민이 연대하는 것이 이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신자유주의는 법을 경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신자유주의 주류는 그 출발부터 시장경제의 적절한 작동을 위한 법적 질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유방임적 자연주의와 선을 그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그들은 개인의 행동은 헌법화된 근본 원칙의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개인 간 상호 관계와 법적 결정에 따라 발전하는 법에 의해 규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법을 신봉하지만 자기들의 무기로 휘두룬다.
신자유주의가 벌이는 전쟁은 반드시 군사적인 것만은 아니며, 오직 군사적인 것도 아니다. 이 전쟁은 모든 영역, 모든 제도, 모든 담론을 가로지른다. 이 전쟁은 권력관계를 구성하며, 피지배자의 저항과 반란의 형태뿐 아니라 지배자의 탄압 형태에도 관계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사회적’이다. 따라서 법은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이자 전쟁의 수단이다.
-> 법은 전쟁이 벌어지는 장소이자 전쟁의 수단이다. 지금, 한국, 윤석렬 파면을 미적거리는 사태를 대변하는 말 같다.
이 책 전체에 걸쳐 언급되는 ‘내전’은 과장된 수사가 아닌 현실이다.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권력에 반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해지는 경찰력과 사법 당국의 탄압은 이 전쟁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여기서 국가 폭력의 대상은 단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 질서의 근본법을 위협하는 모든 사람이 ‘무정부주의자’ 혹은 ‘테러리스트’로 규정되며, 적으로 간주되어 국가 폭력의 대상이 된다. (...)
사회적 타협의 종말, 협상의 길의 점진적 소멸, 사회적으로 완전히 퇴보적인 법률의 ‘토의 없는’ 강요 등이 새로운 정치적 지형을 만들어냈다. 그 속에서 행해지는 반대자들에 대한 ‘공권력’의 억압적 행위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노동자에 대한 폭력이 극에 달했던 19세기로 퇴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신자유주의 전쟁은 시장 질서와 그 질서를 보호하는 국가의 반대자들을 자극하며, 갈수록 신자유주의 국가가 그 질서에 잠재적으로 반대하는 자들에 대해 벌이는 투쟁이 되어간다. 종국에 이 전쟁은 국가가 그 구성원에 대항하여 벌이는 전쟁이 되어버린다.
_ 「10장 반민중적 통치」 중 244~245p
신자유주의가 가하는 폭력은 무엇보다 민주주의와 사회에 대항해 시장 질서를 보호하는 폭력의 성격을 띤다. 신자유주의자들에게 시장 질서는 경제정책을 선택하는 문제를 넘어 시민-소비자 개인의 책임과 자유에 기초한 문명 전체가 달린 문제다. ‘자유 사회’는 이런 기초 위에 구축되었기 때문에 국가는 모든 특권을 가지고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심지어 상황에 따라서는 가장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 수단들을 사용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가 된다.
_ 「서론 신자유주의 내전의 전략들」 중
-> 시장 질서 보호하는 폭력의 성격. 그러나 지금의 사태는 시장 질서도 보호하지 못하는 것 같다.
신자유주의 세력의 적은 사회주의이고,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이 더 광범위해지고 연결되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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