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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폴소나무의 관점에서 본다면, 불타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불이 꺼진 후 새로운 싹이 자라기 때문이다. 캐스케이드산맥 숲의 긴 역사 동안 로지폴소나무가 그 풍경에서 계속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한 가지 방법은 산불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산림청의 산불 금지 방침은 로지폴 숲에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그것은 나이 들도록 사는 것이다. 불과 함께 신속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대신에, 캐스케이드산맥 동부의 로지폴소나무는 점차 성장해간다. 그리고 로지폴소나무가 다 자라게 되면 점차 송이버섯과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곰팡이는 숲의 천이에서 까다롭다. 어떤 곰팡이들은 새로운 나무와 재빨리 관계를 수립하지만, 다른 곰팡이들이 장악하기 전에 숲이 성장하도록 놓아둔다. 송이버섯은 중간 천이 계열의 곰팡이인 것 같다. 일본에서 행해진 연구에 따르면, 송이버섯은 40년이 지난 소나무 숲에서 자실체를 맺기 시작한다. 그 후부터 40년 이상 버섯 맺기를 지속한다. 

 

 

 

357~8p

 

<세계 끝의 버섯>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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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나이 들도록 사는 것이다. 

다른 곰팡이들이 장악하기 전에 숲이 성장하도록 놓아둔다. 

송이버섯은 40년 지난 소나무 숲에서 자실체를 맺기 시작한다. 그 후부터 40년 이상 버섯 맺기를 지속한다."

 

:: 관계가 생기기 전에 상대의 생장을 충분히 기다리는 시간. 40년이 된 숲을 기다리는 송이버섯. 그리고 아주 오래 가는 관계. 불타버리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불타버리지 않고 나이 들도록 살면 또 기쁜 일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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