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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환원 불가능한 어떤 차이를 생산한다는 기능 때문에 특히 금융화된 자본주의 속에서는 어떤 의사 상품으로 소급되게 된다는 거예요. 비트코인의 원리와 똑같죠. 자본주의하에서는 투기의 대상이 되는 거예요. 아도르노가 예술의 마지막 가능성으로 봤던 '비동일성을 생산하는 능력'은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에서는 절대 지켜질 수 없는 원리죠. 더 나아가서 이 모든 현상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트테크의 실천을, 부동산이나 주식 채권 등에 관한 금융적인 부분에서 개개인을 투자자로 적극적으로 호명해 내는 신자유주의와 금융화의 실재로 파악해야 된다는 겁니다. 30p
정강산, 절대자본주의와 미술심화된 매개 속 자유 공간은?
예술이 = 비트코인의 원리와 똑같죠.
표준적인 욕망의 세계에 깊은 멍이 들어 있다면 섬세한 취미에 따라서 이미 처방되어 있는 제조된 경헝 상품을 소비하면 됩니다. 백화점에 가면 되죠. 백화점은 더 이상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거대한 소매점이 아니라, 경험을 하기 위해 꾸며져 있는 무엇이어야 한다고 한 지가 오래죠. 그건 무엇일까요. 경험이 추상화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경험이 추상화되어서 코드화된 것이죠. 이 모든 일들이 최근에 일사불란하게 벌어지고 거의 홍수와도 같이 우리 삶을 덮쳐 버리게 된 것. 제가 생각하기에는 금융화된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고도의 추상화 과정과 그것이 맞물려 있는데요. 놀랍게도 그 추상성이라고 하는 것은 항상 추상성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과 일치합니다. 78p
서동진, 쇼크의 미학- 금융화 이후의 시각 예술
"경험을 하기 위해 꾸며져 있는 무엇이어야 한다고한 지가 오래죠" 팝업 스토어들. 짓고 부수고 다시 짓는 걸들.
그나저나 "표준적인 욕망의 세계에 깊은 멍이 들어 있다면" 이런 표현을 어떻게 쓰지.
일단 멍이라는 글자가 아름답다. 실제와는 다르게. 여기서 멍이 조형적으로, 그리고 발음적으로 예쁘다.
싫증이 나거나 지루해지거나 지겨워지다 라고 쓸 수도 있었을텐데 일단 이런 단어들은 구질구질하고 길고 조형적으로 크게 예쁘지도 않다... 하지만 멍이 든다는 것은 어떤 폭력을 연상할 수 밖에 없다. 충격을 받은 상태니까. 이런 연상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독자가 조금 더 상상할 수 밖에는 없는걸까?
예를 들어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사과가 이리저리 흔들거려 부딪혀 나는 상처들의 멍을 생각해볼 수있다. 어떤 외부와의 충돌, 직접적인 충돌이 아니라도 멍이 들 수가 있고, 싫증이나 지겨움이나 지루함이라는 단어 대신 멍을 쓸만도 할 것이다.
멍에 대해서 오래 이야기를 했다. 멍멍.
우리는 그런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미술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사라졌음을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얼마 전에 한 통게를 봤는데 관객이 한 작품당 머무는 시간이 일 점 몇 초라고 합니다. 83p
서동진, 쇼크의 미학- 금융화 이후의 시각 예술
정확히 말하면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였어요. 보어의 생각은 간단히 말하면 이런 겁니다. 상보성이라는 게 있죠. 어떤 존재라는 건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해요. 문제는 파동은 누군가가 관찰을 할 때만 입자가 되거든요. 관찰을 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보어의 입장은 측정할 수 있는 것, 실험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만큼 말하는 게 물리학의 임무라는 것이었죠. 반면에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이 존재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어요. 존재론적인 입장에서 차이가 난 거예요. 97p
이승현, 가속주의와 육후이 기술철학의 쟁점
"어떤 존재라는 건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해요."
판형이 작아서 지하철에서 읽기 좋다. 한줄 한줄 천천히 읽어야 겨우 이해가 될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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