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파리-니스 여행 후기 1
1. 지갑에는 지난 세기에서나 사용했을 법한 지하철 표가 한 장 들어있다. 재작년 파리에서 쓰고 남은 것이다. 지하철을 타러 계단에 내려갈 때마다 파리의 지하철을 떠올린다. 넓찍해서 내가 상상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한국의 지하와는 달리 파리의 지하철은 땅속을 겨우 파놓았다는 느낌이다. 에스컬레이터는 당연히 기대할 수 없고, 엘레베이터는 소수 있으나 그것의 이용을 기본값으로 놓기엔 어렵다. 이용하지 못하는데 있긴 있다라는 마음을 갖는게 맞다. 간신히 지하철이 다닐 수 있도록 이 정도를 파놓았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 으레 파리는 더럽다거나, 지져분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다른 단어의 층위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너무나 오래된 것이 늘 지금에 머문다는 고단함에 덥혀 있다. 고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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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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