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길지 않은 이야기
퇴근길 그녀는 포장이 잘 된 계란 열구를 한 손에 들고 걸었다. 보폭을 따라 계란의 중심이 움직였다. 보이지는 않지만 동그란 움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이 손바닥을 통과해 몸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대답을 피하려는 듯 고개를 들었다. 하늘을 보니 언제나 이맘때쯤 어둑해지는 모습이다. 별 볼일 없었고 항상 지나는 모퉁이에 쓰레기가 산적해 있었다. 그때. 여전한 모습 가운데 못 보던 것이 들어왔다. 이런 집이 있었나 싶은 새로운 간판이었다. 청국장 생선구이가 한 칸씩 차지해 사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가로등 전선줄이 위험하게 엉킨 곳 바로 위였다. 생선구이는 가까스로 제 이름을 지키며 환했다. 가게 정문을 보니 평소 거의 사람이 없던 가게였다. 항상 그곳에 있었겠으나, 이 길을 걸은 지 두 달 만에 처음 본..
풍경의 맛
2014. 7. 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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