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신카이 마코토
천둥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그러면 당신을 붙잡을 수 있을텐데 천둥소리만 들리고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붙잡아 준다면 나는 머무를 겁니다 만엽집의 단가中 비가 오는 날은 무엇이 좋을까. 공기를 훼방하고 거리를 막아서는 비. 비가 오는 날은 무엇이든지 조금씩 늦고, 느리고, 늦게 된다. 이유는 분명치 않아도 '비가 오니까'라는 말이 둥글게 감싸준다. 햇빛으로 단정한 거리를 잠시 단절하는 비, 비는 쉬는 곳이고 도망하기 좋은 곳이다. 열다섯 살, 유난히 비를 좋아하는 소년은 유월부터 좋다. 이곳의 비는 분명해서 '여름'이라는 장소에만 내린다. 우리에게 15살이 얼마나 까마득한 나이가 되었는지 생각하고 그 짧은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찔해지는 것을 안다면 비와-여..
풍경의 맛
2014. 7. 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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