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처음 배운다는 것 수영하자는 다짐을 새해부터 벼려 왔으나 1월 반 신청은 이미 작년에 끝나 하고 싶은 마음을 한 달 더 간직하며 허송세월 하던 자들이 2월 초 각 레인에 대거 투입되었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이제와 말하지만 그 첫날 아수라장이던 샤워장을 잊지 못한다. 씻으려는 사람들이 줄 서 있었는데 이것은 마치 만 가지 모습의 지옥 중에 한 조각을 본 것만 같았다. 이런 지옥도는 강남 부근에서 타는 퇴근길 9호선 이후로 처음이었다. 나도 모르게 지난날의 죄를 생각하게 된다. 뭔가 잘못해왔던 게 틀림없다. 벌거벗은 사람들이 벌 서듯 줄지어 있는데 자리는 좀처럼 나지 않았고 하수구는 막혀 거품 가득한 물이 발목을 적시고 있었다. 그 물이 복숭아 뼈에 닿았던 자로서 나는 수영이 만만치..
Take your marks 서른이 되기 전의 일이다. 듣자하니 스물아홉에서 서른 살에 사이에는 무슨 협곡이라도 있는지 그 길 지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라는 거다. 이십대를 지나는 통증은 적지 않았으나 막상 그때를 지나와 보니 그냥 나이를 먹는 일이었다. 그저 (스물아홉의)겨울에서 (서른의)봄으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시간. 나이 앞자리가 바뀌는 것은 물론 ‘사건’같은 일이었지만 제아무리 큰 획의 사건이라도 그것만으로는 생이 꾸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젠 안다. 삶은 좀 더 지진한 ‘일상’으로 꾸려진다. 그러니까 월요일과 퇴근, 야근, 장보기, 점심식사, 불금, 드라마 같은 것들로. 이런 단어는 삶의 거의 모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저 생의 넓은 시간에 걸쳐 포진할 뿐 ‘나’에 대한 이해를 깊게 돕지는 않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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