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와 길버트 그리고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문예반 선생님께서 책을 한 권 주셨다. 언제부터 문예반에 들었었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무슨 활동을 했던 것이 아니다. 어느 날 오후 갑자기 2-1반이 '문예반'으로 바뀐 교실에 들어가 한두 시간 책을 읽은게 최대한의 활동이었을까. '재미'라는 말을 묻는다면 가차없다. 뭐니뭐니해도 방과후에 남아서 뺑뺑이를 타거나 오징어를 하는게 재미었으니까. 그리고 무슨 활동이라고 한다면 6년 통틀어 나를 가장 오래 잡아놓았던 것은 경시대회반이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연필을 굴리면서 문제를 풀었고 갱지 연습장을 펴놓고 무슨 영화의 주인공처럼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새장 속에 새를 이해한다' 따위의 낙서를 끄적였다. '감옥'을 상상했다. 하여간. 그렇기 때문에 문예반을 기억하는 일은 조금은 ..
풍경의 맛
2014. 9. 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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