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읍내에서 한 사십분 버스를 타고 들어가면 산동 마을에 도착한다. 버스는 두 시간에 한 대쯤 있다. 중국 산동지방에서 온 여자가 자신의 고향을 잊지 못해 거기서 가져온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 이 마을의 전설로. 마을 이름도 그렇게 유래된 듯 하다. 전국 산수유 생산의 70%이상이 구례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산수유란 무엇인가. 구기자나 복분차같은 보양식품인 듯하다. 차나 술로 먹는다. 산수유 마을은 지리산을 둘레로 두고 있다. 둘레로 두고 있기는 하지만 지리산과 마을이 서로에게 종속되지 않은 느낌인데. 지리산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하기에 둘 사이가 제법 멀고, 산수유 마을이 지리산에게 지킴을 당한다고 하기에 지리산만큼 또 다른 생태가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비가 오면 함께 젖고 바람이 불면 함께..
구례를 가기로 한 것은 나태하고 지루한 겨울을 다 보내고 나서였다. 봄이 쳐들어왔지만 따뜻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없는 날들이었다. 여전히 가스요금은 10만원에 가깝게 나왔다. 봄이 어떤색인지 보러가자. 남쪽에 가자.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산수유나무를 보기 위해서 구례를 찾아보았으나 산수유 축제는 3월 말에 이미 끝난 후였다. 산수유가 나무라는 것은 알고 있어, 꽃이 다 졌더라도 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하면서 그 나무를 보기 위해 구례에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아직도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의 차이를 알지 못해 처음에 고속터미널로 검색했더니 하루에 한 대만 구례에 가는 것인 아닌가. 무척 어려운 장소에 가는 희열이 느껴졌고, 꼭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산수유마을 그런데 다시 찾아보니 서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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