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책: , 레베카 솔닛 "사람들은 내게 그런 일은 내 상상이라고, 혹은 과장이라고, 내 말은 믿을 만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듯 나를 표현하는 능력과 세상을 해석하는 능력을 불신받는 것은 내가 존재할 공간을, 자신감을, 세상에 나를 위한 장소가 있을 테고 내게도 남들이 들어볼만한 말이 있으리라는 희망을 갉아먹는 요소였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을 때는 나도 나를 믿기가 어렵다. 그래도 끝내 자신을 믿는다면, 그것은 다른 모두와 대립하겠다는 뜻이다. 둘 중 어느 쪽을 택하든 나는 미칠 것 같을 테고,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게다가 누구에게나 그럴 근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고 진실도 내 것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내 것일까?" 중에서 글을 읽기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지..
올해 가장 잘한 소비: 캣휠 고양이는 점점 뚱뚱해져갔다. 고양이는 다섯 살이고, 예전처럼 뛰어놀지 않는다. 장난감을 흔들면 하품으로 답하는 아이.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은 숨바꼭질이다. 그러나 숨바꼭질로 살을 빼려면 너무 많은 뜀박질이 필요하고 오분이면 너나나나 지치고 말았는데.... 캣휠을 살까 고민하는 건 일년도 더 된 일이었다. 당근으로 구매하는 일에도 매우 강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고가이고 무지막지하게 큰데 결정적으로 내가 쓰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놓친 캣휠이 한 2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좋은 캣휠은 나오자마자 나간다. 왜 좋은 캣휠을 놓쳤던 걸까? 살 마음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캣휠은 중고라 해도 비싸고, 크고, 고양이가 안 탈수도 있기 때문에 사기까지 다짐이 필요하다. 고양이..
올해 본 것 실황부문 2022년 결산하니 뮤지컬, 연극, 발레, 배구 등 보는 것에 대략 100만 원을 쓴 것 같다! ★★★★★ 별 다섯개 , 정동극장 , 이해랑 예술극장 ★★★★별 네개 , 유니버설아트센터 무장애 공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광림아트센터 올해 실황부분의 최고 좋았던 점은 뮤지컬 메이트를 만나게 된 것! ----------- 지킬 앤 하이드 2번, 하데스 타운도 봤는데 예매 내역을 찾을 수 없다. 지킬 앤 하이드는 전동석 ★★★ 하데스 타운 ★★ 2월 , 민우혁 박은태 해나 김지우, 9.1만원 ★★★ 덕질의 시작, 최악의 자리 그러나 민우혁 박은태 GS칼텍스 vs 흥국생명 3만원 ★★★배구는 언제나 좋다 3월 , 유니버설아트센터 3.1만(2인) ★★★★ 강필석! 취향저격..
올해의 인상깊은 장소 리움 블랙홀을 비유한다면 맞을까? 상상할 수도 없는 많은 시간이 작품마다 고여 있고, 흘러 넘치는 공간이다. 전시품을 넉넉히 감싸며 위트도 보여주는 여유있는 공간에서 오후가 즐거웠다. 거대한 호사가들의 야심있는 취미가 아득한 경지가 되어버린 순간에 감탄하고 온 순간. 올해 인상깊은 음식 애인이 만들어준 스테이크 우리는 요리를 잘 한다는 의미 대해서 합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내온다는 것이 아니다. 식재료를 어떻게 구매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것은 사과를 사거나 쌀을 사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말린 바질가루는 어떤 브랜드의 것이 좋은가? 샐러드를 하기 위해 좋은 치즈는? 그것은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가? 여러가지 도구의 사용이 능숙하고- 이것도 '칼'을 사용할 줄 안다..
언젠가 썼던 것 같기도 하다. 정확히 나이는 기억나지 않지만 9살 미만이었다고 생각된다.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거나 화나는 일이 있었고 엄마에게 그걸 얘기했던 것 같다. 풀이 죽었을 것 같지는 않고 아마 뾰루퉁해 있었겠지 싶다. 엄마는 가만히 내게 말했다. "엄마가 100% 좋을 때만 있는 건 아니지, 아무리 엄마라도 모두 좋을 수 없고, 미울 때도 있는거야. 하물며 다른 사람은 어떻겠어. 당연히 맘에 안들 수 있지. 미울 수도 있는거야. 사람은 원래 그래. 그러니까 괜찮아. 누군와 싸우거나 서운하게 한다고 해서 그렇게 나쁘거나 속상할 일은 아닌거야." 엄마에게 받은 많은 이야기 중에서 나를 한 사람으로 만들어준 가장 중요한 말이다. 어쩌면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나를 강하게 해준 말. 이런 말을 해준 엄마..
수영을 20일 만에 나갔다. 오랜만에 나가서 이번 달 등록을 했는지도 의심스러웠다. 놀랍게도 여전히 배영 위주의 강습이었다. 배영을 6바퀴째 돌면서 생각했다. 안되겠어. 수영장을 옮겨야겠다. 오신지 두 달인지 세 달쯤 되신 선생님은 배영을 좋아하시는데, 아마도 전공이 배영이거나 배영을 좋아하시거나... 인 것 같다. 생각하기로 자유형은 쉽고 배영은 뭔가 알려줄 것이 여전히 있다. 평영은 부상이 많다. 언젠가 한 회원이 물었다. 왜 평영은 안하시나요? 제가 평영을 싫어해요. 그렇다. 평영을 싫어하신다! 그리고 평영은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 평영만 강습을 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평영을 극단적으로 하지 않는다. 오로지 배영 아니면 접영만 한다. 하지만 나는 평영이 제일 좋다. 그걸 제일 잘하기도 하고. 배영을..
내 안에 있는 그 노랠 찾아서 내가 살고 싶은 그 집을 찾아서 내가 사랑할 그 사람을 찾아서 내가 되고 싶은 가족을 찾아서 내 안에 있는 그 노랠 찾아서 내가 살고 싶은 그 집을 찾아서 내가 사랑할 그 사람을 찾아서 내가 되고 싶은 가족을 찾아서 나는 언젠가 후회하게 될까 오늘 엄마의 전활 받지 않은 것 내 평생 아빨 용서하지 않은 것 키우는 고양일 세게 때렸던 것 나는 언젠가 후회하게 되겠지 오늘 엄마의 전활 받지 않은 것 내 평생 아빨 용서하지 않은 것 키우는 준이칠 세게 때렸던 것 이건 뭔가 되게 크게 잘못 된 것 같아 이건 뭔가 되게 크게 잘못 된 것 같아 이건 뭔가 되게 크게 잘못 된 것 같아 잘못 된 것 같아 내 안에 있는 그 집을 찾아서 내가 살고 싶은 그 집을 찾아서 내가 사랑할 그 집을 ..
1기의 1,2,3화만 본 후기이며, 등 다른 드라마에 대한 이해가 없다. 그다지 취향은 아니지만 3화까지 봤다. 마음만 먹으면 주인공을 저승으로 보내고 끝장 낼 수 있는 이야기에 독자가 믿을 것은 킴 밖에 없다. 1.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종류의 재능, 사울 사울은 독실하다. 바로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지독하게 믿는다. 그 믿음이 아무리 자기를 배신해도 말이다. 그는 세상을 어떻게 요리 해볼 수 있다고 '믿는'사람이다. 자신을 과대하게 생각하며, 그 끝을 자신도 모른다. 그는 '나는 영웅이 아니야' 읊조리곤 하는데, 그 말은 사실 자신이 영웅이라고 믿는 사람의 것이다(평범한 사람은 영웅이라는 말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이 어긋난 현실인식이나 야망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종류의 것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거..
우리 마음 아래로 내려가 보지 못한 채 시간을 쏟아 부었다. 서투르게 생겨난 길은 콸콸 쏟아져 내리는 급류였다. 신이 났을 것이다. 폭이 좁아서 물의 흐름이 빨라지는 곳, 비가 오면 갑자기 불어나는 곳, 폭을 넓히지 못한 채 내리는 물.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시간은 더 빠르게 흘렀다. 천천히 가자고 할 걸. 그렇게 빨리,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고. 우리에게 날들이 많다고. 약속을 미룰 걸. 그날 만나자는 얘기를 하지 말걸. 그는 언제나처럼 이해해 주었을텐데. 그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보폭을 멈추고 가만히 둘만이 있는 장소에서 우리를 만났더라면. 아니, 내가 나를 만났더라면. 그를 만나기 전에 나를 들여다 보았어야 했는데. 그리고 솔직하게 보여주었더라면. 마음 아래를 보여주었더라면. 당신의..
마리안, 전화했었네. 갑자기 눈물(고통의 화학적 작용)이 쏟아져서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는데 숀이 다시 부른다. 마리안? 마리안? 그는 아마도 좁은 부두에서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의 훼방으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도 침, 콧물, 눈물을 전파의 잡음으로 혼동했을 것이다. 그동안 그녀는 손등을 깨물며 그토록 사랑하는 목소리가, 오직 하나의 목소리만이 그럴 수 있듯이 친숙했던, 그러나 갑자기 낯설게 바뀐 그 목소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로 얼어붙었다. 끔찍하도록 낯설 수밖에 없다. 그 목소리는 시몽이 겪은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었던 시공간에서, 이 텅 빈 카페로부터 몇 광년은 떨어진 흠결 없는 세계에서 솟아난 것이니까. 그건 이제 불협화음을 낳았다. 그 목소리는. 세상을 혼란에 빠트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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