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배수아
배수아/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자음과모음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연히 알게 된 '김철썩'이라는 시인이 나에게 시집을 선물하더군요."극장장이 잠시 사이를 두고 아야미에게 말했다."'김철석'요?""아뇨, 철썩, 김철썩.""설마 본명은 아니겠지요?""나도 그렇게 물었더니 자신이 만든 필명이라고 했어요.""왜 그런 이름을 지었는지도 설명하던가요?""자신의 관 위로 흙을 퍼붓는 소리랍니다." 58아야미는 웃지 않았다. 그녀는 말없이 조심스럽게 포크로 접시를 더듬다가 마지막 양고기 조각을 입에 넣었다."그는 이런 말도 하더군요. 자신은 타인을 설득하는 일에 한 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극장장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래서 항상 뭔가 말을 걸면, 그 대답으로 세상은 흙을 한 삽 떠서 그의 무덤에 퍼..
소곤
2014. 3. 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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