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간신히 오랜만에 발음해 본다. '미래'나, '희망'같은 말을. - 원더독
우리가 우연한 만남을 ‘관계’로 키우는 장면에는, 잘 보이지 않는 어떤 순간이 들어있다. 나 역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우연’에 그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감동스러운 장면이지만, 이 순간은 벼락처럼 오기 때문에 보기 어렵다. 흔하게는 내가 이렇게 걷고, 먹고, 사람과 만나고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사건’까지 필요하다. 겐타로는 고등학교 입학식 날 사고를 당한다. 사고야 가벼웠지만 당장에 자전거를 타고 가지 못하게 되었다. 늘 가던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걸어야 했고, 걸었기 때문에 상자에 담긴 강아지를 발견하게 된다. '잘 키워달라'는 쪽지를 알 도리가 없는, 아주 작은 강아지였다. 책은 이 작은 강아지의 귀여움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뛰었다거나 잘 잤다거나 먹는다는 이야기..
서평/시와 소설
2016. 3. 1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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