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가깝다
매실을 세 잔째 타셔 마셨다. 속이 편해지는 기분. 꿀떡꿀떡 마시면서 몇 가지 사실을 정리한다. 바깥의 바람을 듣기만 해도 하루가 갈 수 있다는 사실에 아침이 지나고 한 자리에 앉아서 두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해가 어두워 진다. 두꺼운 노트에 끄적이고 있으면 내가 몰랐던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는 사실에 새벽이 밝고 일어나고 누웠던 자리가 계속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에 하루가 놀란다. 연말 선물로 산 냄비 사종세트는 요리하는 것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다. 전골냄비는 김치찌개도 된장찌개도 폼나게 끓여준다. 두부가 동그랗게 가운데를 비우고 가장자리로 밀려나가며 스스로를 정리하는 모습은, 몇 번을 봐도 장관이다. 텅 빈 가운데에 파를 썰어 넣으면 더욱 예쁘다. 이참에 후라이팬도 바꾸었는데 어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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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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