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소곤

예술과 기술-루이스 멈퍼드

_봄밤 2014. 3. 10. 14:22



루이스 멈퍼드, 『예술과 기술』, 텍스트



바보란 본래 그리스에서 서로 의사소통할 수 없고 서로 이해할 수도 없는 완전히 개별화된 인간을 말한 것이 아니었나요? 176



예술가는 예술 작품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여기 있고, 내 속에서 삶은 하나의 형식을 취합니다. 나의 삶은 내가 그 의미와 가치를 완전히 습득하기 전까지 그대로 지나쳐서는 안 됩니다. 내가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상상한 것은, 나에게 중요하게 여겨진 것입니다. 그토록 중요하기에 나는 상징과 형식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표현 그 자체의 행위를 통해, 나 자신 속에서 절정으로 끌고 간 어떤 집중과 열정적 환희를 가지고, 내가 보고 느끼며 생각하고 상상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예술의 힘을 빌려 나는 여러분에게, 현존하는 생애의 경험을, 생애의 수많은 가능태를 드립니다. 이러한 미적 계기들은 삶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이런 새로운 의미는 다른 미적 계기와 함께 삶을 고양합니다." 177-178



심지어 민주 국가에서도 우리는 인간의 삶의 더욱 높은 측면인 정의, 예술, 사랑, 진리, 우애의 무조건적인 굴복을 감수했고, 집단생활의 더욱더 낮은 측면인 종족주의, 비합리적 증오, 잔혹성, 병적인 자기주장과 자기 숭배에다가 애국적 의무라고 하는 가면을 덮어씌운 채, 명령자의 원칙을 떠받들었습니다. 

(...) 

개인의 역할에 대한 이러한 대리 행위를 인정함으로써 우리는 개인의 우월성을 완전히 인정하면서도 부정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런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개인은, 한 사람의 개인에게 부여하는 제 1순위 뒤에 무한히 이어지는 0의 대열을 덧붙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에 대한 이러한 비합리적 재주장의 존재는, 지금 우리가 이러한 속성을 발휘하게 하는 더욱더 정상적인 통로를 부각시키기 위한 현재의 탐색을 오로지 더욱더 강하게 하고 끈질기게 해 주는 것임이 틀립없습니다. 189



우리가 지금처럼 마취되고, 멍청하고, 비겁할 정도로 소극적인 상태에 머무는 대신, 충만한 의식을 가지고 우리의 현재 상태를 각성한다면, 예술과 기술이 지금 우리의 손에 쥐어 준 모든 자원들에 힘입어, 우리의 삶을 새로운 모양으로 고쳐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는 아마도 하나로 결합된 세계를 위한 초석을 놓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현재 적대중인 종족들, 국민들, 인민들만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 속에서 마찬가지로 분쟁과 갈등 중에 있는 충동들을 결합시키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꿈은 다시금 쾌적하고 합리적 원칙으로 열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즉 우리의 예술은 형식과 구조와 의미를 되찾게 되고, 기계는 그것이 아무리 고도로 조직됐다고 해도 삶의 요구에 응답하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블레이크의 잠언을 자랑스럽게 뒤집어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예술은 고양되고 상상력은 강화되며 평화는 모든 나라를 지배합니다.*" 200




루이스 멈퍼드, 『예술과 기술』, 텍스트, 2011.





*예술은 타락하고, 상상력은 부정되며, 전쟁이 모든 나라를 지배하고 있습니다.-윌리엄 블레이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