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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글

아파서 단순해진 5월 1주

_봄밤 2024. 5. 12. 12:28

감기다. 거의 열흘째 감기. 아마도 이건 코로나가 분명한데,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오래 아플수는 없다. 5월 첫주부터 카페에서 이상하게 졸음이 쏟아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하는수 없이 집에 와서 잠을 잤다. 그날 밤부터 근육통이 오는거다. 뼈마디가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었고 밤 10시 반에 타이레놀을 먹고 새벽처럼 일어나 또 먹고, 6시간 간격으로 먹고 있는데 타이레놀 용량과 용법을 지켜서가 아니라 6시간 후에 귀신처럼 몸이 아파지기 때문이었다. 그 다음날 출근을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꾸역꾸역 했고 가장 아픈날 출근을 해버렸으니 그보다 몸이 덜 아픈날이라고 출근을 하지 않을수가 없어서 또 꾸역꾸역했다. 무슨 정신으로 출퇴근을 했는지 모르겠다. 아프니까 비로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저 의자에 앉아서 정말 일만 처리하다가 점심 때 겨우 공원에 나가서 밥 비슷한 것을 먹고 고양이 엉덩이를 두드리다가 왔다. 8시 근무의 단점인 오전을 이기고나면 오후는 비교적 금방 가기 때문에 금방 보낼 수 있었지만,

 

인간을 혐오하는데 힘을 아직도 쓴다는 것이 아픈일중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았다면 살아있다는 증거가 어디있겠나. 운동을 일주일 내리 쉬었고 퇴근 후 바로 누워 있는 일상이었다. 입맛이 없는 것은 물론인데 나쁜 소식은 딱히 배가 고프거나 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름이면 입맛이 더 없어지는데, 입맛이 조금이라도 돌기 시작하면 잊지 말고 먹어야지 생각한다. 참외철이 시작되어 참외를 좀 사다먹었다. 

 

기타는 3핑거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아무리 쉬워도 조금 쉬면 다시 어려워져서 매일이라도 조금씩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운동을 쉰 일주일 아니 거의 열흘 동안 그나마 한 루틴이다. 옆에서 동생이 작은 기타를 귀여워해서 코드 몇 개를 알려주었다. 처음하는 건데도 소리가 잘 들렸다. 코드 읽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기타 가방을 샀다. 헤드머신도 샀다. 레몬오일을 그걸 안샀네. 다시 사야겠다. 

 

다음주는 농구와, 수영의 나날. 무리하지 말고 다시 시작해야겠다. 감기는 거의 끝이라, 이제 목이 걸걸하고 콧물이 난다. 

 

<모래에도 꽃이 핀다>를 보고 있다. 귀엽다.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주인공들을 보니 어딘가 위로가 된다. 어딘가 좀 덜 외롭고 웃게 된다. 아파서 드라마를 좀 보았는데 활기가 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래를 밟아보고 싶다. 이것도 얼마만에 쓰는 블로그인가. 기운내서 써보자. 기운내서, 레고를 조립하듯이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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