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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유멜라닌은 검은색과 갈색으로 나타나며 피부와 머리카락에서 볼 수 있다. 그보다 적은 페오멜라닌은 노란색에서 빨간색 사이의 색으로 나타나며 머리카락을 붉게 하거나 입술을 분홍빛으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뉴로멜라닌은 인간의 뇌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지만,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151p

 

수년 동안 멜라닌과 그에 해당하는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전히 멜라닌에 관해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멜라닌은 잘 모르더라도 멜라닌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은 확실히 알고 있다. 피부에 유멜라닌이 많을수록 경찰의 손에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151p

 

모순적으로 뉴로멜라닌은 '지능이 높다'고 알려진 동물에게서만 풍부한데, 나는 피부에 유멜라닌이 부족한 사람들, 즉 백인의 뉴로멜라닌 함량은 피부에 유멜라닌이 풍부한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151p

 

마이크 드랍

 

나는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에서 읽는 입자 이야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곤 했다. 나는 쿼크를 알지도 못하면서 쿼크가 무엇인지 설명했다. ... 이 모든 계획은 내가 열한 살 때 호킹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론물리학자가 되는 방법을 물었을 때 답장을 보내준 케임브리지대학교 호킹 교수의 대학원생 덕분에 세울 수 있었다. 메일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일류 대학에 입학하여 학부 학위를 받을 것, 최고의 박사 과정에 들어갈 것, 그 후 교수가 될 것. 그러면 호킹처럼 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물리학 분야에서 미국 내 최고의 학교가 어디인지 찾아보았고 하버드대학교나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학부를 거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와우. 편집이 좀 아쉽다. 스티븐 호킹처럼 되는 방법 1. 일류 대학에 입학 2. 최고의 박사 과정 3. 교수가 될 것. 

이렇게 알려준 조교도 친절(?)하지만 이걸 묻고 따라한 11살의 소녀, 현재 물리학 교수인 저자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넘 대단하다. 

입자는 그 자체로 논바이너리이다. 

-암부 알카다

암부 알카다가 누구냐면 곧 나옵니다.

양자역학은 기이한 데다 세계를 바라보는 전통적인 뉴턴식 관점에 익숙한 우리에게 전혀 직관적이지 않지만, 인류라는 종으로서 우리는 그 연구에 전념했다. 우리는 전자와 같은 입자가 단순히 점 같은 물질도 아니고 파동도 아니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쓴다. 영국의 이라크계 드랙퀸 암로우 알카디가 영국의 방송국 채널4에서 설명했듯이 입자는 논바이너리이다. 259p

내가 이 장을 알카디의 말로 시작한 이유는 이 말이 특히 물리학자에게서 나오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정확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입자의 '논바이너리'적 이해에 근거한 책 한 권 분량의 양자장이론 계산은 할 수 있어도, 누군가의 이름을 익히려고 몇 단어를 더 배우거나 우리의 분류 체계가 사회의 기대에 어긋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못한다.
259p

 

 

이런 부분이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시종 이야기 하는 것은 어긋남이다. 혹은 어긋나게 좀 보라는 것이다. 원래 그런거 아니야? 하는 부분을 좀 다시 생각해 보라는 거다. 우리가 듣고 있는 모든 것은 '정상'적인 것일까? 우리가 듣고 있는 소리의 양과 질의 차이를 '원래 그런'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파고든다. 특히, 그가 속한 물리학계에서(세상에서 가장 똑똒한 사람들)양자역학은 이해하면서 논바너리는 이해하지 못하는 물리학자들에 대한 분노는(웃으면 안되는데) 정말이지 합당하고도 남음이었을 것이다. 

 

흑인과 백인, 인종에 따른 문화차이, 부의 차이, 성의 차이. 그것들을 확대하자 그것은 자리를 차지하는 면이었고, 들어가 앉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과학분야의 이야기는 비교적 적지만, 그것이 물꼬가 되고 중간 중간 소재로 잘 쓰인다. 그가 자란 일대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고, 직업 전선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을 수 있다. 

 

죽음을 담보로 살아왔던 흑인의 역사를 무기삼아(당연하다) 여러가지 폭로를 가볍게, 그러나 우습다는 것이 아니라 잠시간 짓는 웃음을, 이 얼굴을 어떻게 둬야 할지 모르게 만든다. 흑인 물리학자가 랩을 쓴다면 이럴 것이다. 번역도 훌륭한데, 원문의 생생한 비꼼과 풍자가 한글을 통해서도 얼마간 느껴진다.  

 

 

<나의 사랑스럽고 불평등한 코스모스>- 흑인 에이젠더 여성 물리학자의 과학은 늘 차별과 중첩된다

 

찬다 프레스코드와인스타인 지음/ 고유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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