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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의 옆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나와 가장 닮은 사람. 내가 나이 들면 저런 얼굴이겠지. 미래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엄마가 눈을 떴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엄마는 나를 보며 과거를 생각할까?
마지막으로 내가 한숨을 쉬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비명을 지르면 그건 사랑한다는 뜻이야. 간신히 내뱉는 그 어떤 단어든 사랑한다는 뜻일 거야. 듣지 못해도 괜찮아. 나는 사랑을 여기 두고 떠날 거야. 같은 말을 어진에게도 했다. 사랑을 두고 갈 수 있어서 나는 정말 자유로울 거야. 사랑은 때로 무거웠어. 그건 나를 지치게 했지. 사랑은 나를 치사하게 만들고, 하찮게 만들고, 세상 가장 초라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했어. 하지만 대부분 날들에 나를 살아 있게 했어. 살고 싶게 했지.
최진영 <홈 스위트 홈>
엄마를 보며 미래를 보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말하는 대목은 가슴이 철렁하네. 사랑에 대한 글을 참 잘쓴다. 하지만 내게는 너무 다네. 달아서 뱉고 싶은 맛이네. 다시말하면 너무 써서 먹고 싶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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