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내장젓갈-최정례
해삼내장젓갈 최정례 해삼은 이 집 주방이 두렵다. 칼이 무섭고 도마도 무섭다.건드리면 지레 겁먹고 얼른 뭔가를 내놓는다. 한줄뿐인 내장에 이상한 향을 품었다가 위험이 닥쳐오면 재빨리 내장을 쏟아놓는다. 창자만 가져가시고 몸은 살려달라는 최후의 협상 카드를 내미는 것인데, 인간 세상 협상 대신 내장빼앗고 해감 반으로 잘라 양식장에 던져놓는다. 나도 당신이 두렵다. 두려움과 그리움을 구별할 수가 없다.어젯밤 당신 내게 왜 그런 소포를 부쳐왔는가. 우편물이 왔다고 해서 문을 열었는데 거기 묶인 꾸러미 위에 희미하게당신 이름 적혀 있었다. 당신이 내게 뭘 보낼 리 없는데, 어떻게 내 주소는 알게 됐을까 풀어보려는 순간, 이름 희미해지며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건 대개 꿈 아니면 백일몽이다. 두려움과 그리움..
詩
2015. 2. 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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