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첫 비
졸다가, 이번 역인 걸 알았어요. 깜짝 놀라서 후다닥 내렸어요 아홉시 반 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새 잠이 들었나봐요. 요 며칠 새벽 두시에 잤거든요. 마감이 마감을 불러서. 봤던 걸 다시 보고 또 보고 또,... 일주일 전. 집 앞의 가로등 노랗고 둥근 등이 LED창백한 회백색 등으로 바뀌었어요. 골목 저 끝까지요. 멀리서 보면 아스팔트가 춥고 시려워서, 눈이 좀 부슬부슬 내린 것 같기도 해요. 너무 잘 보여요. 바닥이, 이렇게 밤인데 말예요. 씻고 나서 더운 몸으로 베란다에 나와 그 따뜻한 불빛을 보는게 좋았는데요, 낭만을 가져갔어요. 이제 아무도 그 골목에서 서성이지 않고 누구를 기다릴 수도 없겠지요. 그렇게 차가워졌어요. 불빛이. 그 차가운 조명을 보고서는 무엇도 생각하기 어려워요. 저는 이곳에서 ..
풍경의 맛
2014. 10. 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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