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를 따라 들어갔다. 문을 열자 중앙에 복도가 길었고 양쪽으로 다시 빌라처럼 호수가 쓰인 세대로 나뉘어 있었다. 우리는 말없이 복도를 걸었다. 복도는 좁았고, 그녀는 말 없이 이층으로 가는 계단을 밟았다. 말을 한단들 불안하기만 하고 나는 알아듣지 못하니 말이다. 좀전만 하더라도 여기서는 설명하기 어려우니 높은데 올라가 알려주겠다. 는 식으로 이해하고 들어왔지만, 그 타당한 이유에도 계단을 밟는게 좀 꺼림직했다. 문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걷는 동안 어떤 문이 열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층 계단을 올라가면서 별생각을 다 했는데, 그 별생각을 여기에 적지는 않겠다. 그때 나는 나는 십오분이 걸리는 큰 길, 캄캄하고 큰 길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곳을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
불과 7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어둠이 빈 곳 없이 들어찼다. 홍등은 위태로웠고, 비가 보태졌다. 길 폭은 두 사람에게 어울렸고. 계단에서는 한 사람으로 충분했다. 문을 열어놓아 안이 잘 보이는 가게에서는 창 밖으로 바다가 잘 보였다. 그것은 식탁께에서 움직였다. 창으로 비가 내렸다. 비는 그치지 않았고 부산하게 떨어졌다. 색색의 우산에도 사람들은 움직일수록 젖었다. 온 곳을 흐르는 취두부 냄새. 산세가 깊었고, 여기에선 보이지 않지만 겹겹으로 있는 산 어느 한 면에는 작은 집모양의 무덤이 가득했다. 사람들의 옷깃이 스쳐 거리를 상하게 둔다. 그러나 이곳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면 홍등이 켜질 일도 없겠다. 거리가 상하는 대신 이곳에 사는 이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다. 혼자 와보니 혼자는 어울리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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