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집에 들어오게 될 빛의 온전함-유계영, <온갖 것들의 낮>
거리의 보도블럭에서 밟은 껌을집안까지 끌고 들어오는 일죽음까지 끌고 가는 일 「퍼니스트 홈 비디오」부분. 거리에서 보게 되는 더러운 것 중 대부분은 인간의 입을 통해 뱉어졌다. 그것들은 아직 온도가 짐작될수록 더러운데. 다시 말해, 인간의 안쪽과 가까울수록 더 더럽게 느껴진다. 이를 마주할 때 불쾌한 까닭은 삶과 죽음의 장소를 명백하게 분리한다고 믿는 인간의 사회에서, 흔적들이 뒤엉켜 유지되는 동물의 사회로 귀환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붙은 껌의 원인을 찾는 일은 생각하기 무섭게 무의미해진다. 밑창에 눌린 껌을 보고 화를 내는 일이 가능할까? 개별 인간에 대한 추적은 가능하지 않다. 조장한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이 하찮은 권력을) 간섭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일은 내가 사는 곳 전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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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27. 15:36
시작은 코스모스-유계영
시작은 코스모스 유계영 낮보다 밤에 빚어진 몸이 많았기 때문에나는 병이 비치는 피부를 타고났다 모자 장수와 신발 장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가끔은 갈비뼈가 묘연해졌다죽더라도 죽지 마라발끝에서 솟구쳐 사랑은 온몸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그대는 나의 바지다나도 죽어서 신이 될 거야그러나 버릇처럼 나는 살아났다 검은 채소밭에 매달리면목과 너무나도 멀어진 얼굴두 마리의 물고기가 그려진 국기처럼 서로 마주 봤다 멀리서부터몸이 다시 시작되었다 젖은 얼굴이 목 위로곤두박칠쳤다 유계영, 『온갖 것들의 낮』, 민음사, 2016년. 14쪽,
詩
2016. 2.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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