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 전화했었네. 갑자기 눈물(고통의 화학적 작용)이 쏟아져서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는데 숀이 다시 부른다. 마리안? 마리안? 그는 아마도 좁은 부두에서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의 훼방으로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도 침, 콧물, 눈물을 전파의 잡음으로 혼동했을 것이다. 그동안 그녀는 손등을 깨물며 그토록 사랑하는 목소리가, 오직 하나의 목소리만이 그럴 수 있듯이 친숙했던, 그러나 갑자기 낯설게 바뀐 그 목소리가 불러일으키는 공포로 얼어붙었다. 끔찍하도록 낯설 수밖에 없다. 그 목소리는 시몽이 겪은 사고가 일어난 적이 없었던 시공간에서, 이 텅 빈 카페로부터 몇 광년은 떨어진 흠결 없는 세계에서 솟아난 것이니까. 그건 이제 불협화음을 낳았다. 그 목소리는. 세상을 혼란에 빠트렸고..
연극 -엔론, 밖을 생각하다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판을 만들었던 '제플리 스킬링'이 원했던 것은 놀랍도록 소박했다. 딸아, 주식을 확인해야 해. 왜요? 그래야 아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왜요? 그래야 너한테 많은 걸 해줄 수 있으니까. 왜요? 왜냐면 아빠는 너를 많이 사랑하니까. 단정한 검정색 슈트와 깔끔한 화이트셔츠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한다. 만질 수 없는 차트의 숫자, 기호로 남는 거래 장부로 곧 부스러질 부의 공간을 지을 뿐이다. 실재는, 우리가 땅에 닿을 때 무릎이 차게 물드는 것을 느끼는 곳이어야 한다. 그래서 무게가 느껴지는 어떤짐을 들어야 하고, 그 무거움으로 몸이 괴로워야 한다. 내려 놓으면 내려놓아지는 것. 그런 것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시간을 꾸린다. 에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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