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 할 일들-안주철
다음 생에 할 일들 안주철 아내가 운다.나는 아내보다 더 처량해져서 우는 아내를 본다.다음 생엔 돈 많이 벌어올게.아내가 빠르게 눈물을 닦는다.나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다.다음 생에는 집을 한채 살 수 있을 거야.아내는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다음 생에는 힘이 부칠 때아프리카에 들러 모래를 한줌 만져보자.아내는 피식 웃는다.이번 생에 니가 죽을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재빨리 아이가 되어 말한다. 배고파.아내는 밥을 차리고아이는 내가 되어 대신 반찬 투정을 한다.순간 나는 아내가 되어아이를 혼내려 하는데 변신이 잘 안된다.아이가 벌써 아내가 되어 나를 혼낸다. 억울할 건 하나도 없다.조금 늦었을 뿐이다. 그래도 나는 아내에게 말한다.다음 생엔 이번 생을 까맣게 잊게 해줄게. 아내는 눈물을 문지른 손..
詩
2015. 10. 1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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