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이병률
파도 이병률 축구를 응원하러 대인파가 모인 시청 앞 광장 보기에도 충분히 허름한 부부가 군중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었다 아내로 보이는 여자는 실명한 듯 한쪽 눈이 패었고 아내의 꿰맨 가방을 메고는 앞서 느리게 걷는 남자는 야윈 몸이 작아도 너무 작아 바스라질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바깥을 서성이다 못해 밀리고 있었다 그들에게 눈을 떼기 싫었던 건 나란히 붉은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였다 그때 사내가 몸을 돌려 아내에게 뭐라 귀엣말을 하는것 같았다 그때 중심에서 출렁 함성이 터지는 바람에 아내는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가만히 들었다 섬에 가자고 했다 잘못 들었다 집에 가자고 했다 생활이 말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아니 생활을 넘지 못해 미안하다 앉자고 했다 잘못 들었다 웃자고 했다 바다를 건너자 했다 아니 ..
詩
2015. 11. 1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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