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중에서
두 사람은 찰나의 순간 서로를 바라본다. 그리고 내딛는 한 걸음. 서로를 껴안는다. 무시무시한 힘의 포옹. 마치 상대방을 자기 안에 으깨어 넣기라도 하려는 것 같다. 머리통이 쪼개져라 밀착된 머리들. 가슴팍에 파묻혀 산산조각 날 것 같은 어깨들. 죽어라 껴안느라 고통스러운 팔들. 두 사람은 목도리, 윗도리, 외투의 회오리 속에서 뒤엉킨다. 사이클론에 맞서 암벽처럼 버티려고 부둥켜안을 때, 허공으로 몸을 날리기 전 돌처럼 굳어 끌어안을 때의 그런 포옹. 어쨌든 세상 끝 날의 그 무엇. 그 순간, 그것은 그 둘을 같은 시간, 정확하게 같은 시간 속에서 서로 접속하게 만드는 몸짓이자(입술끼리 부딪힌다) 둘 사이의 거리를 강조하는 동시에 없애 버리는 몸짓이기도 하다. 그 둘이 서로를 풀어 줄 때, 그 둘이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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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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